고혈압·갑상선 질환에 많이 쓰고, 혈압 높거나 고지혈증이 있는 태음인들에
초여름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곳에 보라색을 띤 꽃들이 총총히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꿀풀'이라는 식물인데 사람 무릎 아래에 삼삼오오 가지색 꽃방망이를 세워두고 아직 덜 여문 옥수수같이 띄엄띄엄 입술 모양의 꽃을 피운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았던 사람은 한번쯤 이 꽃을 따서 입에 물고 단맛을 느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꿀풀은 길가나 산소 주변, 산기슭의 양지 바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봄에는 다른 풀 속에 섞여 잘 알아 볼 수 없으나 초여름이 되면 20~30㎝ 높이에 자주색 꽃이 피면서 선명하게 존재가 드러난다. 꿀풀은 5, 6월에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시든다고 하여 한약재명으로 하고초(夏枯草)라고 부른다. 하고초는 꽃에 꿀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꿀벌들이 매우 좋아하는 대표적인 밀원식물이다. 그래서 하고초는 한약재로 사용되고, 꽃을 이용해 양봉을 하면 양질의 벌꿀을 생산할 수 있어 일거양득인 풀이라 할 수 있다.
지리산 자락의 경남 함양군 백전면에서는 매년 5월말~6월초에 하고초축제가 개최된다. 이 하고초 마을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다랑논 10만㎡에 벼 대신 하고초를 심고 질 좋은 벌꿀을 생산하고 있다. 축제 때가 되면 다랑논에 펼쳐진 보라색 꽃의 향연을 보기 위하여 전국에서 모여든 관광객이나 사진애호가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고초는 여름철에 꽃이 반쯤 시들어 홍갈색을 띨 때 채취하여 건조한다. 한의학적으로 하고초는 성질이 차면서 맵고 신맛이 있다. 하고초의 매운 맛은 기운이 뭉쳐서 덩어리가 진 것을 풀어헤치는 효능이 있어 임파선 결핵, 갑상선종대, 유선염, 유방멍울, 편도선염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쓴맛과 찬 성질이 열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화를 내리는 작용을 해 두통, 어지럼증, 안구충혈 및 안구통증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근래에는 고혈압과 갑상선 질환에 많이 쓰고 있으며, 일정한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리학적으로 하고초는 사포닌 성분인 올레아놀릭산(oleanol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위벽 보호와 위장 기능 개선, 노화 방지, 항비만 효과 및 관상동맥 혈행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르솔릭산(ursolic acid)을 함유하고 있어 이뇨, 항염증, 항암 작용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리고 플라보노이드계 색소인 안토시아닌을 함유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항산화 효능이 있으며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하여 눈의 피로, 시력 저하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와 수용성 염화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혈압 강하 작용과 이뇨 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실험적으로 하고초 추출물은 소염 및 살균 작용이 있으며, 혈압을 강하시켜 고혈압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리고 혈청지질인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하고초는 체질적으로 혈압이 높거나 고지혈증이 있는 태음인들에게 좋은 약재이나, 몸이 마른 사람들이나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들에게는 오히려 좋지 않다. 또한 하고초는 성질이 차서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기가 허한 사람이나 비위가 허약한 사람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 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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