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예결위, 초보티만 냈다

입력 2010-09-16 09:28:01

상식적 질문 내놓고 오는 답변 반박 못해, 전문용어 더듬기도 일쑤

대구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권기일)가 13, 14일 대구시의 2009년도 세입세출 예산결산심사를 했지만 예결위원들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김빠진 심사였다는 지적이다. 결산심사는 대구시가 지난 1년 동안 예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집행했는지를 공개적으로 평가하는 자리다. 제6대 시의회가 출범한 후 처음 열린 결산심사여서 상당한 기대를 걸었지만 결산심사라기보다는 시정 질문이나 상임위 활동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다.

일부 초선의원들은 지역구 현안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거나 지엽적인 현안에 질문을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예산 씀씀이에 대한 평가보다 기초적인 사실 확인을 묻는 질문이 다반사였다. 예산 관련 용어도 헷갈리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이슈를 제기해 긴장감을 불어넣기보다는 대구시 간부들의 답변에 수긍하는 태도가 대부분이었다.

권 위원장은 결산심사 첫날 "출석한 대구시 고위간부들은 연봉이 5천만원이 넘고, 바쁜 일정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질문도 그 수준에 맞도록 하자"며 "상임위에서 할 수 있는 질문은 피하고, 결산심사에 맞는 질문을 해달라"고 분위기를 다잡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이를 두고 시의회 안팎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자리 욕심을 내기보다는 공부를 더해 하루빨리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선 의원들이 야성(野性)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문성이 부족한 탓에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기보다는 단발성 질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회계사 출신인 김원구 의원(달서구)은 "첫날부터 다소 밋밋하게 진행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권 위원장은 "예산 편성 당시의 간부들이 인사 이동으로 자리를 옮겨 예산 집행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것도 위원들이 추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됐다"며 "향후 본예산 심사나 행정사무감사 등을 거치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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