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열풍의 이면
기업과 정치인 등 특정계층을 중심으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反) SNS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트위터(twitter)와 페이스북(facebook)이 세상을 바꿀 듯한 기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트윗(트위터에 올리는 글)하는 횟수만큼 사생활이 노출되고 가상세계 인맥에 대한 불신, 검증되지 않은 정보의 범람 등의 이유 탓에 반 SNS족이 나오고 있다.
◆안티(Anti) SNS족
이현주(23·여) 씨는 최근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지원자들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고 채용평가에 반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SNS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 씨는 "면접보러 가면 면접관들이 '트위터 하느냐'고 묻는다"며 "누군가 내가 올린 글과 사진으로 나 자신을 평가한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SNS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은 이 씨뿐만 아니다. SNS에 올리는 사적 이야기가 인터넷에 낱낱이 공개되고 타인이 이를 활용하면서 아예 SNS 이용을 끊는 이들이 많다.
김성훈(27) 씨는 "트위터에 사소한 이야기를 쓰다보면 내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두에게 노출된다. 마치 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공유하는 기분이 들어 이제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트위터에 반대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도 한다. '안티 트위터(http://www.theantitwitter.com)'라는 홈페이지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 세계 각국의 유명인사들을 공개하고 있다. '가수 비욘세, 트위터 싫어해', '코미디언 릭키 제바이스도 안티 트위터' 등 유명인들의 발언을 토대로 반 트위터 운동을 하고 있다.
취업준비생 류재현(28) 씨는 "온라인에서 인맥을 확장한다고 해서 진실된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인기관리가 필요한 유명인사들에게나 유용한 것"이라고 했다.
직장인 김태경(32) 씨는 "트위터에 정보를 올릴 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올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에 가수 김C도 잘못된 정보를 올렸다가 사과하지 않았냐"며 불신을 드러냈다. 실제로 김C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에 '인천공항이 일본의 ANA사에 팔렸다'는 잘못된 내용을 올렸다가 이틀 뒤 사과한 적이 있다.
◆SNS 중독
SNS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신종 사이트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트위터 중독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http://ansehyun.com/tat)가 등장해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개설자 안세현 씨는 홈페이지에 "과학적 신뢰도는 없지만 우리의 생활 패턴이 트위터에 의해 바뀌거나 종속될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했다.
SNS와 영원히 이별하기보다 원칙을 세워 적절히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류석규(26) 씨는 세가지 원칙에 따라 트위터를 한다. '무분별한 맞팔(자신을 친구로 추가한 사람과 친구 맺기)하지 않기'를 우선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음은 '실시간으로 일거수일투족 올리지 않기'다. '오늘 점심은 스파게티', '지금 학교 가는 길~' 등의 메시지는 자신의 사생활을 노출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해서다. 마지막 원칙은 '하루에 1시간 이상 하지 않기'다. 트위터에 빠져 학업이나 주변인들에게 소홀해지는 경우를 막기 위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SNS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의 조수정 센터장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인이라 자신이 SNS에 빠져 있어도 이를 중독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자신의 업무나 학업에 무리가 갈 정도로 SNS를 과다 사용하고 있다면 중독을 의심해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NS)=인터넷 상에서 이용자들이 친구나 선후배, 동료 등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등이 대표적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