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인물] '엉클 샘' 새뮤얼 윌슨

입력 2010-09-13 08:03:38

긴 백발에 흰 염소수염, 높은 콧날과 날카로운 눈매, 챙 바로 위에 별이 그려진 모자를 쓰고 연미복에 파란색과 붉은색의 줄무니 바지를 입은 신사. 미국인을 상징하는 '엉클 샘'의 모습이다. 이 캐릭터의 원조(元祖)가 육가공업자 새뮤얼 윌슨이다. 1766년 오늘 알링턴에서 태어났다.

뉴욕주 트로이에서 동생과 함께 육가공사업을 하고 있던 그는 1812년 영미전쟁이 터지자 미군에 쇠고기를 납품하는 계약을 따냈다. 그는 고기를 납품하면서 정부 소유라는 표시로 포장용기에 'E.A-U.S.'라는 검인을 찍었다. 정부 측 계약자 엘버트 앤더슨과 미합중국의 머리글자였다. 사람들이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묻자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공장 직원들은 "아마 앨버트 앤더슨과 엉클 샘이 아니겠느냐"고 대답했다. 당시 '샘 아저씨'로 불렸던 윌슨을 지칭한 것이었다. 이를 재미있게 여긴 사람들이 얘기를 퍼뜨리면서 엉클 샘은 미국 풍자 만화가들에 의해 미국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게 됐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몽고메리 플랙이 도안해 1, 2차 대전 때 사용된 'I WANT YOU'(당신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징병(徵兵) 포스터이다. 미국 의회는 1961년 '트로이의 엉클 샘'을 미국의 상징으로 공식 인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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