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들, 레인위에서 젊음·건강 '스트라이크'

입력 2010-09-13 07:10:43

대구시니어볼링연맹

한국시니어볼링연맹 대구시지역은 5일 대경볼링장에서 5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9월 정기모임을 가졌다. 회원들이 힘차게 볼링공을 던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한국시니어볼링연맹 대구시지역은 5일 대경볼링장에서 50여 명의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9월 정기모임을 가졌다. 회원들이 힘차게 볼링공을 던지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5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 대경볼링장. 50여 명의 남녀 장년층과 노인들이 볼링을 치고 있었다. 경기장 곳곳에서 볼링 핀이 넘어지는 경쾌한 소리와 "스트라이크"를 외치는 함성,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맵시 있는 스윙으로 스트라이크를 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부는 어설픈 스텝과 스윙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날 대경볼링장에서는 한국시니어볼링연맹 대구시지역(회장 이숙자) 주최 9월 월례회가 열렸다. 만 50세 이상의 시니어 모임이라 모두 만만찮은 실력을 뽐냈다. 회원들은 대구 볼링을 생활 속에 자리 잡게 만든 주역들로 대다수가 10년 이상의 구력을 자랑한다.

시니어연맹 대구시지역은 매달 한 차례(첫째 주 일요일) 정기 모임을 마련, 친선 경기를 갖고 있다. 대구시지역은 상품을 마련, 1~20위를 시상하고 행운상도 준다. 남녀 간 실력 차가 있어 여성들에겐 10점을 덤으로 주고 실력을 겨룬다. 나이에 따른 핸디도 적용돼 57세부터 1점이 추가된다. 이 덕분에 여성들도 자주 우승하는 편이다.

이날 정기모임에서는 김재실 씨가 우승했고 여성인 최경연 씨가 2위, 설수암 씨가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제15대 시니어연맹 대구시지역을 이끌고 있는 이숙자(61) 회장은 국내 도시 중 생활 볼링이 가장 잘 자리 잡은 곳이 대구라고 했다. 대구시지역은 1987년 창단됐으며 대덕, 삼우, 에스원, 유성 등 10여 개의 시니어클럽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구시지역에 이름을 올린 회원 수는 180여 명. 회장 임기는 초창기에는 1년이었으나 1997년부터 3년으로 늘어났다. 그동안 초대 김배순 회장을 시작으로 8명이 회장을 역임했다.

대구시지역은 매월 정기모임을 마련하는 것을 비롯해 영남 5개 시도대항전(매년 분기별로 4차례 개최)과 전국 시니어볼링대회 파견 등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금은 세가 많이 약화됐지만 대구 생활 볼링은 전국에서 알아줄 정도로 활성화돼 있었다. 여러 전국대회에서 대구 선수들이 상을 휩쓸었다"고 자랑했다. 지난달 27~29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21회 한국시니어볼링연맹회장기 지역대항볼링대회에서 대구는 여자 3인조(박계숙-이숙자-조순남)전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조순남 씨는 여자개인종합에서 3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1987년 집 가까운 곳에 볼링장이 생겨 취미 삼아 볼링을 시작했다. 입문 당시에는 '원 클럽'에서 활동하다 지금은 '유유' 클럽의 창단(1987년)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니어연맹 에스원에 소속돼 있다. 이 회장은 평소 운동을 좋아해 잠잘 때 볼링 핀이 천장에 보일 정도로 푹 빠져 배웠다고 했다.

"볼링은 점수를 통해 실력이 느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습니다. 당시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간염을 앓았는데, 볼링을 치다 보니 싹 다 나았습니다."

이 회장은 또 "여성들이 좋은 몸매를 유지하려면 볼링이 최고"라고 했다. 겉보기와는 달리 운동량이 많아 다이어트 효과가 상당하다는 것. 또 볼링을 개인운동으로 삼아 혼자서 치면 정신 건강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시니어 여자국가대표로 활약하는 등 실력도 출중하다. 지난해 시니어 여자국가대표(50, 60대 각 4명)로 필리핀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냈으며 올 4월 대통령배 전국시니어대회 여자 개인전에선 50대 선수들을 따돌리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볼링은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요. 조금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기죽지 말고 자신감 있게 치면 예상 밖의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어요." 이 회장은 "나이 들어 큰 경제적 부담 없이 건강 삼아 즐길 수 있는 운동이 볼링"이라며 "마땅히 즐기는 운동이 없는 사람이라면 볼링을 시작하라"고 했다.

시니어연맹 대구시지역은 볼링 초보자들도 볼링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구시지역 가입 입회비는 5만원이며 연회비는 1만원이다. 대회 참가비는 2만원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