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보다 장소만 부각
대구가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가 된 적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대구 홍보에 도움이 될 만한 결정타는 없었다. 이번에 촬영하는 구혜선 주연의 '더 뮤지컬'은 그동안 대구를 배경으로 촬영했던 다른 드라마나 영화와 비교해 도시 이미지 상승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대구가 촬영지가 된 영화나 드라마를 한번 훑어보자.
대체로 영화의 큰 줄거리와 관계없이 촬영이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4년 전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사랑 주연의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대구 계성고 도서관에서 촬영을 했다. 하지만 어느 고교에서 촬영을 해도 큰 차이가 없는 배경이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대구에서 촬영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5년 전 대구 달서구의 한 모텔에서 촬영한 연정훈, 박진희 주연의 '연금술사' 역시 대구 이미지 홍보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다만 동화처럼 꾸며진 이 모텔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4년 전 개봉된 박중훈, 천정명 주연의 '강적'도 계명대 동산병원 의료선교박물관 일대에서 촬영이 이뤄졌지만 단편적인 도시 홍보에 그쳤다는 평가다. 5년 전 동산병원에서 촬영된 신은경, 김윤진, 에릭 주연의 '6월의 일기'도 대구라는 이미지를 남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권상우, 하지원 주연의 영화 '신부수업'는 대구 인근 왜관의 낙산성당을 알리는 데는 큰 효과를 봤지만 도시 이미지나 관광과는 거리가 멀었다. 구혜선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를 촬영돼, 대구보다는 학교 홍보에 더 큰 도움을 줬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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