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시대에 따라 다른

입력 2010-09-09 14:06:21

마음의 정성을 담아 전달하는 선물. 그 시대의 선물을 살펴보면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명절 선물이야말로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그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고 말한다. 이준혁 대구백화점 홍보담당은 "선물이라고 하는 것은 그 시대의 사람들이 가장 선망하는 물건을 표상하는 것인데 국민소득, 가족구성원의 수, 사람들의 취향 등이 종합돼 선물 품목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시대별 인기 추석선물을 정리해 봤다.

◆생필품이 최고(1960, 70년대)-집에서 마시는 커피 넉넉함의 상징

먹고살기가 힘들었던 시대인 만큼 비누와 설탕 같은 생필품이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지금이야 흔한 상품이지만 당시로선 귀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좀 나아진 1970년대에는 커피나 콜라같이 당시에는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상품들이 각광받았다. 한마디로 다방에 가야 마실 수 있었던 커피를 집에서도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는 넉넉함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다다익선 세트 판매(1980년대)-참치 등 각종 세트선물 1990년대까지 인기

1980년대 들어 원양사업의 성공을 반영하는 참치 세트가 인기 선물로 떠올랐다. 각종 세트 선물은 90년대까지도 이어져 상품권이 선물의 대명사로 자리 잡기 전까지 판매 1순위를 기록하곤 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지금도 공산품을 중심으로 선물세트 상품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 홍삼류를 비롯한 녹차 등 건강식품과 맛과 선택의 폭이 넓은 와인, 양주 등 주류 세트가 상품 매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건강이 최고(2000년대)-웰빙바람 타고 홍삼'활성 비타민 등 잘 팔려

웰빙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홍삼, 꿀 등 건강식품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된다. 이 밖에 올리브유에서부터 활성 비타민, 고가의 생수까지 건강에 대한 관심이 고스란히 선물에 반영됐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유지돼 롯데백화점의 경우 정관장 홍삼정(250g, 18만5천원)을 명절기간 동안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고, 대구백화점 등에서도 정관장 활기 세트를 5만7천원에 판매하는 등 저가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맞춤형 선물 제작 시대(2010년대)-필요 물건 맞춤식 구매…배송 의뢰 증가

최근에는 맞춤식 제작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 대일 고객 맞춤형 청과 세트와 고객 맞춤형 와인세트 등 차별화된 세트를 선보여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선물들을 맞춤식으로 구매할 수 있다.

또 직접 선물을 가지고 고향을 방문하는 고객들보다 배달을 의뢰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도 최근 선물의 특징 중 하나다. 전통술이나 전통음식 외에 와인이 명절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B&G보르도' '까시제로 와이' 등 인기 상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여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 주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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