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Why?] 데디의 초상 (Dedie Hayden)

입력 2010-09-09 14:12:15

작 가 명 :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Modigliani Amedeo, 1884~1920)

제 목 : 데디의 초상 (Dedie Hayden)

연 도 : 1918년

크 기 : 92.0x61.0㎝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조르주 퐁피두센터(Centre Georges Pompidou, Paris)

단순하고 명쾌하며 길쭉한 인물상이 특징인 이탈리아 태생의 모딜리아니는 20세기 세계 미술의 중심이었던 파리에서 전형적인 에콜드파리(파리파. 1차 세계대전 후부터 2차 세계대전 전까지 파리에 모인 외국인 화가들)의 화가로 예술적 흔적을 남긴 예술가였다. 비대칭 구도와 길쭉하게 늘여진 인물은 단순하면서도 대담한 윤곽선을 특징으로 하는 초상화와 누드화를 통해 그만의 독창적인 관능미를 자아내고 있다.

모딜리아니는 루마니아의 조각가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작품에 깊은 감화를 받으며, 그의 충고로 한때 아프리카 조각을 진지하게 연구하기도 했다. 그는 평생 27점의 조각품을 남겼는데, 그 중 한 점인 〈여인 두상〉이 지난 6월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됐다. 그의 몇 안 되는 돌 조각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치열한 경합 속에서 그의 경매최고가인 4천318만유로(한화 645억원)에 낙찰돼 큰 관심을 모았다. 그의 조각 작품 대부분은 현재 주요 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10점만이 개인수집가에 의해 소장되고 있다. 65㎝ 크기의 이 두상 작품은 유통체인 모노프리를 설립한 프랑스 실업가 가스통 레비의 컬렉션에 전해졌다.

모딜리아니는 절망적인 빈곤 속에서 병마와 싸우면서 예술적 열정을 불태웠던 비운의 화가이기도 하다. 팔리지 않는 그림 속에 파묻혀 지독한 고독과 방황을 일삼았다. 가난과 과로, 술과 약물 남용은 그의 몸과 마음을 더욱 병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첫 번째 결혼 실패 이후 그는 소울메이트이기도 했던 젊은 화가 잔 에뷔테른을 만나 새로운 인생을 펼치게 된다. 비록 가난했지만 예쁜 딸의 출생과 함께 1917년부터 2, 3년은 그의 예술인생에 절정기를 이루었다.

그의 대표작 〈데디의 초상〉은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으로 모딜리아니의 특징이 최대한 발휘된 작품으로 그 가치를 더해 준다.

기다란 목과 타원형 얼굴, 단조로운 배경은 야수파와 입체파의 화풍들이 주류를 이루던 파리화단의 분위기 속에서 고전주의로의 회귀적 요소를 담아내고 있어 이채로움을 더해 준다. 모딜리아니가 36세라는 짧은 나이에 결핵성 뇌막염으로 생을 마감하자 임신 중이던 그의 아내 잔 에뷔테른도 이튿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그의 명성은 그가 죽은 뒤인 1922년 베른하임 죈 화랑에서 열린 유작전을 통해 재조명됐다.

김태곤(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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