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고기 잡채, 실 국수…' 종가음식 어떻게 만들지?

입력 2010-09-09 09:30:39

종가음식 경진대회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주관한 종가음식 경진대회 및 발표회가 8일 대구 엑스코 팔공홀에서 열렸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주관한 종가음식 경진대회 및 발표회가 8일 대구 엑스코 팔공홀에서 열렸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솟을대문 너머 높은 담장 안에 머물던 종가(宗家)음식이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주관하는 종가음식 경진대회 및 발표회가 8일 대구 엑스코 팔공홀에서 열렸다. 이번 종가음식 경진대회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지난 7월 개강식과 함께 경상북도, 대구경북연구원과 함께 운영해온 '전통 종가음식 전문인력 양성사업'의 교육과정을 마무리하면서 종가음식의 대중화를 시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종가음식 전수인력 양성과정 48명, 종가음식 창업컨설팅 심화과정 42명, 종가음식 서비스매니저 양성과정 23명 등이 각 과정별로 반상, 주안상, 테마상 등 주제를 정해 요리경연을 펼쳤다. 각 팀을 구성해 선보인 각각의 음식들은 화려하고 독창적인 맛과 모습으로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해석으로 출품된 종가음식들은 현대인의 입맛과 눈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해 대중화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종가음식 교육과정 중 종부들이 직접 강사로 나섰던 9개 종가의 대표음식이 같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한글 최고의 요리서로 알려진 '음식디미방'에 꿩고기와 갖가지 나물로 만드는 법이 소개된 석계종택의 잡채, 서애 류성룡 선생이 평소 즐겼다는 충효당의 중개, 학봉종택의 본편과 웃기떡, 후조당 약과, 글씨가 비칠 정도로 얇게 밀어낸 경당종택의 안동국시, 지촌종택의 실같이 가늘게 썰어 만든 건진국수, 대추와 잣으로 꽃을 수놓은 양진당의 약밥, 마른 대구포와 육포 등을 손으로 일일이 찢고 두들겨 솜처럼 만든 수졸당의 오색 보푸름, 우리나라 최초의 요리서 '수운잡방'의 음식을 그대로 재현한 설월당의 육면 등이 원형 그대로 소개됐다.

경상북도는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는 '종가문화 명품화 전략'에 따라 종가음식을 알리고, 경북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로 세계화할 계획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도 이번 종가음식 창업교육의 성과를 바탕으로 단계별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종가음식을 체험하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종가정신을 호흡하고 몸을 일깨우는 창조적 문화활동"이라면서 "종가음식이 한 문중만의 음식을 넘어서 대중과 세계 속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창업관련 컨설팅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