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방폐장 안전장비 덜 갖추고 가동되나

입력 2010-09-07 10:34:09

이달 폐기물 반입 예정인 인수저장건물 안전필수설비 3종 미설치

경주에 건설 중인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지하처분시설(사일로)과 하역동굴의 안전성 확보 여부를 두고 논란(본지 8월 31일자 2면 보도)이 벌어진 데 이어 또다시 인수저장 건물의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달 중 울진 원전으로부터 폐기물 반입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방폐장 인수저장 건물에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기 등 안전 필수설비 3종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국회 지식경제위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이 6일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경주방폐장 인수저장 건물에 인수검사설비 14종 중 2종, 방사선감시설비 8종 중 1종이 아직 납품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수검사설비 중 핵심인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장비는 애초 지난해 10월 설치키로 했으나 납품을 맡은 미국 VJT사의 '기술검토 지연'(기술력 부족)으로 1년째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설비가 아직 납품되지 않은 것은 상용화가 되지 않은 제품이어서 기술 검토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장비의 경우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제품인데도 한국전력기술이 지난 2008년 사업제안서와 기술공급확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계약해 이 같은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인수검사설비는 지하처분시설(사일로)이 운영되는 2013년부터 사용하는 방사성폐기물 처분검사 장비로서 경주 방폐장 안전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문제가 된 초음파 압축강도 측정기는 지난 6일 설치하는 등 인수검사설비 8종 모두 설치 완료했다"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공단측은 또 "경주 방폐장의 인수검사설비는 최신기술을 적용하는 처분장 최초의 검사설비로서 세부 설계 자료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고, 일부 검사장비는 한수원에서 공단으로 계약자가 변경됨에 따라 미국 정부의 수출허가 취득에 시간이 소요돼 납기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방폐장 내 지상시설인 인수저장 건물은 포화상태인 울진 원전과 월성 원전의 폐기물 처리를 위해 지난 6월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달 중 울진 원전으로부터 폐기물을 반입할 예정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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