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카드·DM 쿠폰 꼭 챙겨요"…新짠돌이 고객 증가

입력 2010-09-07 09:52:17

한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이 집으로 발송된 DM을 가지고 와 샘플로 교환하고 있다. 현명한 소비를 즐기는
한 화장품 매장에서 고객이 집으로 발송된 DM을 가지고 와 샘플로 교환하고 있다. 현명한 소비를 즐기는 '신(新) 짠돌이' 고객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포인트 이용률이 급증하고, DM 회수율도 증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평소 알뜰하기로 소문난 김승희(34) 씨. 백화점을 방문할 때는 백화점 우대카드와 함께 집으로 배달되는 DM(특정 대상인에게 발송하는 카탈로그)을 꼼꼼히 챙긴다. 우대카드를 통해서는 포인트 적립과 함께 그동안 쌓아둔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고, DM은 화장품 샘플 무료 교환권이나 회원에게 주어지는 각종 무료 생필품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짠돌이, 합리적 소비의 또 다른 이름

김 씨 같은 '신(新)짠돌이'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작정 아끼는 것이 아니라 쓸 때는 쓸 줄 아는 현명한 소비가 자리를 잡으면서,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쉽게 챙길 수 있는 혜택을 알뜰하게 이용하는 짠돌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짠돌이의 사전적 의미는 '구두쇠'나 '수전노'이지만, 요즘 각광을 받는 '신짠돌이'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돈을 컨트롤할 줄 아는, 자신을 경영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이 때문에 백화점에서는 포인트 이용이 늘어나고 있고, DM 회수율도 증가 추세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2006년 33%에 머물던 월 평균 포인트 소진율이 지난해는 95.4%로 치솟아 포인트 사용이 일반화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백화점의 각종 행사정보를 제공하는 DM 회수율도 평균 40%대로 지난해보다 평균 7% 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구백화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5년 4월 대백포인트 제도 시행 이후 전체 적립된 포인트의 70% 이상이 사용됐다. 대백 관계자는 "백화점 DM의 할인상품이나 감사품, 샘플 등의 소진율이 평균적으로 30~40%임을 감안할 때, 포인트는 현금처럼 인식되어 소진율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각종 행사정보를 우편을 통해 가정으로 직접 보내주는 DM 내 '쿠폰'을 활용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화장품 무료 샘플 교환권이나 생필품 교환권 등의 경우 금액은 얼마 되지 않지만 공짜라는 매력 때문에 행사 첫날이면 매장문이 열리길 기다리는 주부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한승훈 영업총괄매니저는 "DM 내에 화장품 무료 샘플 교환권이 들어있을 때와 없을 때 회수율이 최고 30%가량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낄 수 있다면, 뭐든 한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합리적 소비를 즐기는 이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갖가지 방법을 고안해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착된 포인트와 DM 이외에도 과거 외환위기 때 집안 장롱 속 금을 팔아 위기를 극복한 것에 착안, 다양한 보상판매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백화점에서 진행되는 보상판매는 매출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평소 구매하고 싶었던 상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서 장만할 수 있는 이벤트성 행사다. 초기에는 구두나 핸드백 브랜드를 중심으로 보상판매가 시작됐지만 지금은 여성코트, 선글라스, 침구류 등 여러 상품군으로 확대됐다.

보상판매도 사전 행사정보를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장 내 단골로 이용하는 브랜드의 직원들과 친분을 쌓아 안내문이나 전화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매장 관계자는 "할인율은 보통 20~30% 수준으로 기존에 쓰고 있던 상품을 매장에 가져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했다.

백화점과 브랜드에서 여는 마일리지 행사도 짠돌이 고객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7월에 전국에 있는 롯데백화점 34개 점을 돌면서 점포마다 5만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모아오면 500만원 상품권을 10명에게 증정하는 '롯데백화점 서머투어' 행사를 실시했다. 34개 점포에서 딱 5만원만 구매해도 총비용은 무려 170만원. 게다가 전국 34개 점포를 돌아보는 시간과 노력까지 감안하면 정말 쉽지 않은 행사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일주일 만에 첫 번째 완주 고객이 나왔고 보름여가 지나서 애초 정해놓은 당첨자 10명이 모두 나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당초 10명까지 500만원 상품권을 증정하기로 했지만 11번째 완주한 고객이 본점 MVG 고객이어서 백화점 측이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는 후문도 있다"며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완주하는 고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결국 추가 10명에 대해 5돈쭝 황금메달을 증정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