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10대 제자인 목련 존자. 어머니가 가축을 도살하여 지은 악업으로 지옥에 떨어져 거꾸로 매달린 채 온갖 고통을 겪자 가슴이 아파 부처님에게 구제를 간청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이 목련 존자에게 '어머니가 생전에 선행한 인연의 줄로써 구하라' 하시기에 어머니의 생전 삶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딱 한 가지 선행을 생각해 내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화롯불로 빨래를 다리는데 천장에 있던 거미 한 마리가 거미줄에 매달려 놋전에 떨어지려는 것을 빨래에 묻을까봐 손으로 탁 튕겨낸 일이 있었던 것이다. 목련 존자는 거미를 살려준 방생의 인연으로 한 올의 거미줄을 지옥에 내려보냈고 어머니는 그 줄에 매달려 지옥을 벗어나려 하였다. 그런데 지옥에 떨어져 있던 수많은 중생들이 줄줄이 어머니의 다리를 잡고 따라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는 이들을 발로 털고 차서 떨어뜨렸는데 그 순간 거미줄이 뚝 끊어졌고 어머니도 다시 지옥으로 떨어졌다.
목련 존자가 거듭 부처님에게 어머니의 구제를 간청하니 부처님은 '스님들의 하안거가 끝나면 공양을 드려 그 공덕의 힘으로 구하라' 하셨고 목련 존자는 매년 음력 7월 15일에 스님들에게 정성으로 공양을 올렸다. 그리고 그 공덕으로 어머니를 지옥에서 구제하였다.
백중(百中)의 유래에 관한 이 이야기는 우란분경이라는 불경에 나온다. 구도현(救倒懸)이라 번역되는 우란분은 '거꾸로 매달린 것을 구제한다'는 뜻이란다. 목련 존자의 어머니는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하니 불경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뜻이 깊고도 깊다.
백중을 불교에서는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사월초파일'과 더불어 2대 큰 명절로 지내고 있다. 도교에서도 1년 365일의 한중간인 날을 중원(中元)이라 하여 하늘에서 인간의 선악을 살피는 날로 기린다. 우리 조상 또한 백 가지 과실과 채소, 곡식의 씨앗이 있는 백종(百種)이라 하여 세시풍속으로 지켰다고 한다. 그 뜻이 신앙과 생활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에 깊이 스며왔던 것이다. 조상의 생활 속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너와 나로 갈라지고 간격 또한 점점 멀어져 가는 세월. 스스로도 모른 채 거꾸로 매달려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이러한 세월에 목련존자는 아닐지라도 서로서로 작은 위안이나마 되었으면 좋겠다. 해마다 무심코 지나치던 음력 7월 15일. 며칠 전 나는 노모를 모시고 가까운 절에 다녀왔다.
임주현<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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