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한구 "정두언 해도 너무해"

입력 2010-09-06 10:05:02

"권력다툼 비칠 수 있어" 비주류들도 자제 촉구

정두언 최고위원과 정태근 의원 등 한나라당 소장파들의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공격이 주춤해졌다. 안상수 대표와 이재오 특임장관 등 여권 지도부의 중재 노력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청와대의 강경 기류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공정한 사회' 모토가 고위공직자는 물론 여야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로 이어질 분위기라 소장파의 신중 모드가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최고위원과 이한구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중진들이 정 최고위원의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홍 최고위원은 6일 매일신문과 전화통화에서 "친이-친박 갈등이 여권 내부 권력투쟁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이 전 부의장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더 이상 당내 갈등이 증폭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 최고위원 등 소장파들에게 "고위공직자들은 원래 유리알 속에 들어가 있다. 사찰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꼭 권력기관으로부터만 (사찰을) 받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도 사찰을 받는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나와 이재오 특임장관, 김문수 경기지사는 사정기관으로부터 온갖 사찰을 받아왔지 않느냐. 프라이버시가 없다"고 덧붙였다.

홍 최고위원은 이어 "이 같은 자제 요청이 어느 한쪽을 편드는 것은 아니다"면서 "파벌 싸움에는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주류 중진인 자신이 어느 한 쪽에 발을 담그게 되면 이 문제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저기서 멈출 수 있겠느냐"며 양측 간의 갈등이 진화된 것이 아니라 일시적 소강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한구 의원도 이날 오전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구체적인 증거를 내놓지 않는 한, 막연하게 이야기만 해서는 권력다툼으로 오해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고 "청와대가 지금 그런 이야기 안 나오도록 신경을 좀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정 최고위원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사회를 위한 개혁은 우리 주변의 불공정함을 시정해야 설득력이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우리 주변을 철저하게 돌아보면서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강조, 또다시 불법사찰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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