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주식거래 늘어…증권사 선점경쟁 후끈

입력 2010-09-06 10:12:09

스마트폰 공짜, 요금도 보태줘

출장이 잦은 회사원 최모(37) 씨는 외근 중에도 틈틈이 주식거래를 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증시 관련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며 재빠르게 주식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여름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난 와중에도 짬짬이 주식 시세를 확인하며 보유한 일부 업종을 팔아치웠다. 최 씨는 "굳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열지 않아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할 수 있어 좋다"며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주식거래만 많이 하면 스마트폰을 거의 무료로 주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사용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확산과 함께 모바일을 이용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증권사들은 '공짜 스마트폰'을 앞세우며 모바일 주식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늘어나는 모바일 거래

모바일을 통한 주식거래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편리하게 실시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확산 덕분이다. 한국거래소 대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모바일을 통한 거래금액은 4조4천312억원으로 전체 개인 거래대금 중 3.58%를 차지했다. 이는 7월 거래대금 비중인 3.31%에 비해 0.27% 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6월 3.20%에 비해서도 0.38%p 증가했다. 대구경북에서도 모바일 거래가 다소 늘었다. 지역 개인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의 모바일 주식거래대금 비중은 7월 3.25%에서 8월 3.27%로 소폭 증가했다. 거래량도 4.47%에서 4.60%로 0.13%p 증가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는 모바일 거래가 더 활발하다. 지난달 코스닥에서 모바일 주식거래를 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비중은 4.30%로 전월의 4.14%를 넘어섰다. 6월에 비해서는 0.4%p 늘어난 수치다. 거래량 비중도 4.07%에서 4.10%, 4.30%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투자자들도 거래량은 7월 5.31%에서 8월 5.40%로 늘어났고, 거래대금도 같은 기간 5.14%에서 5.29%로 많아졌다. 비중만으로 따지면 전국 평균보다 높다.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앞다퉈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으로 해외주식거래가 가능한 '굿아이 스마트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주식 거래가 가능하고 시세 조회는 물론, 실시간 매매와 글로벌지수 조회, 환전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이달 중으로 홍콩 주식 거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KB투자증권은 리서치센터 리포트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용 'KB 리서치'를 오픈했고, 한화증권도 최근 안드로이드폰 용 앱에 선물·옵션 거래 기능을 추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안드로이드폰 전용 신용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가, 치열한 선점 경쟁

모바일 주식 거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무기는 '공짜 스마트폰'이다. 신규고객이나 일정액 이상 거래를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할부금은 물론, 통신요금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 증권사 입장에서는 대당 20만원가량의 스마트폰 할부금을 부담하더라도 수수료와 함께 신규 고객을 2년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월별 거래액으로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조건이 가장 좋다. 한국투자증권은 월 100만원 이상 거래하면 신청 고객 전원에게 스마트폰을 준다. 대신증권도 매달 100만원 이상 거래하면 선착순 300명에게 스마트폰 할부금을 통장에 입금해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온라인 매매수수료가 월 3만원 이상이거나 매월 500만원 이상 거래하는 고객 3천 명에게 선착순으로 단말기 할부금을 지원한다. 동양종금증권은 24개월 약정 기간 중 매매수수료를 30만원 이상 올리면 선착순 3천 명에 한해 일시에 50만원을 준다. 신영증권과 HMC투자증권은 월 500만원, 동부증권은 월 1천만원 이상 모바일 거래를 하면 단말기 할부금이 지급된다. 대우증권은 신규 고객에 한해서만 이벤트를 진행하며 월 1회 이상만 거래하면 액수와 상관없이 스마트폰 값을 매달 준다. 거래 규모가 큰 고객들은 할부금 외에도 통신요금까지 일부 내준다. 대신증권은 월 4천만원 이상 거래 고객에게 통신요금 3만5천원을 지급하고 대우증권도 월 1천만~3천만원까지 거래금액에 따라 2만~4만5천원의 통신비를 내준다. 신영증권은 월 5천만원 이상 모바일 거래를 하거나 거치식 6천만원, 적립식 월 500만원 이상을 자동이체로 펀드에 가입하면 매달 통신요금 5만6천원씩을 지급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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