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유행 패션은… '클래식 & 절제'

입력 2010-09-04 07:27:29

단아한 느낌 '앵커' 처럼…밀리터리룩 인기는 여전, 남성도 단순미에

무더위가 여전하지만 백화점 쇼윈도의 마네킹은 긴팔 재킷, 블라우스 등으로 바꿔 입고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예년보다 빠른 9월 후반부여서 가을 상품의 본격 판매는 그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더위가 추석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명절이 지나면 소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는 전례를 감안할 때, 올해는 가을 상품의 판매 기간이 예년에 비해 15~20일가량 짧아질 것이라는 게 패션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어찌됐든 패션시장에 가을은 왔고, 올 가을 유행은 클래식하고 모던한 스타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여성복, 단순함 강조될 듯

올 가을에는 1950년대의 클래식 향수를 부르는 단순하고 모더니즘이 강조되는 패션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가을에는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아기자기하고 선이 많고 볼륨감이 강조되는 옷이 유행했다. 올해는 단순하고 깔끔하고, 단아하고 지적인 느낌(TV 뉴스 여성 앵커 같은 분위기)의 옷으로 1950년대 부잣집 며느리들이 입었던 유형의 옷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행의 생명은 절제미이므로 진주 목거리나 단아하고 작은 귀고리가 잘 어울린다. 치렁치렁한 귀고리나 화려한 목걸이는 균형이 맞지 않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가슴에 볼륨감을 주면서 허리 라인을 잘록하게 들어가 보이게 하는 것이 좋다. 플레어스커트를 입으면 허리선을 잘록하게 보여주고, 히프를 풍성하게 보여주므로 여성스러움을 더욱 강조할 수 있다.

또 블랙 슈트에 절제된 진주 액세서리 장식을 더하면 여성의 지성미를 최대한 강조해서 보여줄 수 있다. 비단 느낌의 벨벳, 벨루어는 흘러내리는 듯한 쉬폰(하늘하늘해서 속옷이 살짝 비치는 듯한 느낌=스카프의 천 같은 느낌)에 맞춘 스타일, 누드베이지의 니트 패션과 양털을 장식으로 한 스타일, 브라운과 베이지 컬러 톤의 레오파트 프린트룩은 올해도 여전히 포인트 아이템으로 유행할 전망이다.

이런 옷에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은 약간 올림머리다. 긴 생머리보다는 단발형 머리가 어울리고 약간의 볼륨감을 주면 더욱 좋다.

◆ 밀리터리룩 인기 여전할 듯

어떤 유행이나 마찬가지지만 모던한 분위기와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상품은 명품에서 일반 브랜드까지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입을 수 있는 투피스는 40만~ 50만원(백화점 가격)이면 무난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볼 수 있다.

20대 초반 여성들에게는 지난해에 이어 워싱 가공의 찢어진 청바지, 블랙진의 레깅스가 여전히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성적인 매력과 빈티지한 느낌의 밀리터리룩이 유행할 전망이다. 20대 여성들이 밀리터리룩을 선호하는 것은 일단 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밀리터리룩은 허리에 주름이 약간 들어간 옷으로 편하고 가격도 적당한 편이다. 물론 밀리터리룩이라고 무엇이나 다 싸다고 볼 수는 없다. 10만원으로 풀세트 패션을 완성할 수도 있고 100만원 이상을 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올 가을 20대 여성들 사이에서는 가죽레깅스, 여성스러운 레이어드셔츠(얇은 옷을 겹쳐 입는 셔츠)가 젊은 층의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 남성복도 실루엣 드러내는 클래식 슈트

남성복 역시 올 가을엔 영국 신사풍의 클래식한 옷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마초 풍의 클래식 슈트가 강세를 보였다면, 올해는 이보다는 현대적이고 단순한 슈트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3피스 슈트, 더블 브레스티드 슈트, 트렌치 코트 등이 대표적이다.여성복과 마찬가지로 복잡한 디자인은 사라지고 단순하고 슬림한 스타일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색상에서도 블랙은 다소 주춤하고 카키와 그레이가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카키 컬러의 경우 워싱효과를 줘 다소 낡은 듯한 느낌을 주면 자연스러움과 현대적인 느낌을 더할 수 있다.

박스 스타일의 옷보다는 허리와 히프 등의 실루엣을 드러내는 날씬한 스타일이 여전히 대세일 것으로 보인다. 바지통은 몸에 꼭 맞아 상체부터 하체까지 자연스럽게 곡선이 이어지도록 하는 편이 키를 커 보이게 한다. 올해 남성복 트렌드에서 가장 큰 변화는 블레이저 재킷의 부활이다. 복고 무드의 강세로 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슈트와 상하의 믹스매치가 가능한 블레이저 재킷이 비즈니스 캐주얼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도움말: 프리앤메지스 디자이너 장현미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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