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맘만 먹으면 장관면담…'與의 고향' 위상 실감

입력 2010-09-03 09:29:16

지역구 단발현안도 대상, 도움 요청엔 "OK" 거뜬

대구경북 출신 한나라당 국회의원과 부처 장관들간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다. 야당 시절에는 장관을 개별 면담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으나 여당이 된 이후 단발적인 지역구 현안을 갖고도 면담을 요청하면 이뤄지곤 한다. 위상 변화인 셈이다.

2007년 중순,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구에 유치한 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문화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지원을 요청하려 했다. 5~7명의 지역 의원들이 면담하려 했으나 차일피일 미뤄졌고, 끝내 문화부 장관은 만나지 못했다.

2010년 현재,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지역구의 민원이라도 명분만 있다면 장관과 만나 상의할 수 있고, 긍정적 답변도 어렵지않게 받아내고 있다.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은 1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만나 "중단 위기에 놓인 대구 도남지구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중단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며칠 전 스케줄이 잡힌 갑작스런 방문이었지만 정 장관은 "도남지구 주민들의 어려운 점을 고려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사무부총장인 정희수 의원(영천)은 같은 날 한 포럼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를 초청했다. 국회 경제정책 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정 의원은 실물경제 문제와 향후 경제 대책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김 총재를 초청했다. 정 의원과 김 총재는 평소 이렇다 할 친분이 없었지만 김 총재가 흔쾌히 초청에 응했다는 후문이다.

이한성 의원(문경'예천)은 1일 문화관광위 회의에서 지역구 현안이 세계군인체육대회 문경 유치에 대한 유인촌 문화부 장관의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이 의원의 거듭된 지원 요청에 유 장관은 "재정부에서 유치 승인이 났고 국방부에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만큼 문화부도 국방부와 긴밀히 협조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유치가 결정되면 국제경기 주관 부처로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국회의원 보좌진은 "장관과 만나려면 길게는 몇 주일씩 기다려 준비하던 야당 때와는 확연히 달라졌다"며 "지역 정치권과 과천과의 거리가 전에없이 가까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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