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딱정벌레차 비틀 설계 포르셰

입력 2010-09-03 07:49:50

"어른 2명, 어린이 3명이 탈 수 있어야 한다. 연료 1ℓ로 14.5㎞ 이상 달려야하고 최고 시속은 100㎞ 이상이어야 한다. 가격은 1천 마르크 이하여야 한다.. 정비가 쉽고 무게는 650㎏ 을 넘지 말아야 한다" 히틀러는 1934년 독일의 한 자동차 공학자에게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차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는 2년 만에 그런 차를 만들어냈다. 2003년까지 2천152만9천464대가 생산된 딱정벌레차 '비틀'이다. 설계자는 페르디난트 포르셰.

1875년 오늘 오스트리아 보헤미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공업학교 중퇴가 최종 학력이지만 1900년에 이미 전기모터로 움직이고 모터 가동에 필요한 동력은 내연기관에서 얻는 하이브리드카를 제작할 만큼 천재적인 자동차 설계자였다. 자동차 역사에 길이 빛나는 벤츠 K, S, SS, SSK, SSKL 시리즈를 모두 설계했으며 1948년에 설계한 '포르셰 356'은 스포츠카의 고전으로 꼽힌다. 2차대전 중 독일군 탱크 티거1, 티거2를 설계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종전후 전범으로 체포돼 20개월 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비틀의 프레임이 나치 군용차량 개발에 전용된 것도 그런 혐의를 받게 한 원인이었다. 그러나 그가 히틀러에게 적극 협력한 파시스트였다는 증거는 없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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