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밭을 지켜라'…풍기 농민들 비상

입력 2010-09-01 10:53:47

수확기 인삼 잇단 도난, 경찰 치안시스템 구축

순찰 중인 경찰관들이 인삼 경작자에게 도난 예방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순찰 중인 경찰관들이 인삼 경작자에게 도난 예방 방법을 설명해주고 있다.

지난 4월 9일 오후 10시쯤 영주시 봉현면 두산리 김모 씨의 인삼밭에서 인삼 5년근 30칸(시가 200만원 상당)을 도난당한 데 이어 지난달 1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인삼 5년근 5칸(시가 25만원 상당)을 도난당했다. 인근 충북 청원군과 경기도 이천, 충북 진천, 강원 홍천 등지에서도 14차례에 걸쳐 수확기를 앞둔 인삼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삼재배농 이인찬(49·풍기읍 교촌리) 씨는 "수확기만 되면 매번 인삼밭에서 밤을 꼬박 새워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농산물 수확철을 맞아 농촌마다 농산물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는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농산물 절도범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농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경북지역 최대 인삼 생산지인 영주시 풍기읍, 봉현면 주민들은 최근 자율방범대원들과 마을지킴이, 마을 이장, 경찰관 등이 참여하는 치안시스템을 구축해 인삼밭 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영주경찰서 풍기파출소 강병헌(41) 경사는 "농민들이 수년간에 걸쳐 고생하며 자식처럼 가꾼 인삼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는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격무에 시달리더라도 순찰과 검문검색을 강화해 도난사고를 예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영주경찰서 풍기파출소는 지난달 18일부터 1주에 한 차례씩 경작자와 자율방범대, 마을이장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고 도난 예방교육과 외지 차량출입 기록대장 비치, 경보장치·무인카메라 확대 구축, 농민들과 상시 연락체계 구축 등을 훈련하는 인삼 도난 예방 종합 대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또 인삼경작지 순찰 노선도를 제작해 비치하고 주간 1차례, 야간 2차례씩 순찰 등을 하고 있다.

김병수 영주경찰서장은 "수확을 앞둔 인삼은 훔친 후 곧바로 현금화하기가 수월해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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