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잡고 선상낚시 짜릿한 손맛에 스킨스쿠버 체험까지
막바지 휴가철. 일부러 성수기를 피했거나 일 때문에 아직도 휴가를 가지 못한 이들이 많다. 막상 늦게 휴가를 떠나려고 해도 갈 곳이 마땅찮다. 산과 계곡에는 찬바람이 불고 해수욕장은 이미 텅텅 비어버렸다.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이르다. 투박하지만 푸근한 정을 만끽할 수 있는 어촌이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어촌마을에서는 다양한 즐길거리로 막바지 피서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조개도 잡고 따개비와 고둥도 따고 선상 낚시, 스킨스쿠버, 통발어업 체험을 하다 보면 해수욕장이나 계곡에서 느끼지 못한 진한 여름의 향기를 즐길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추천한 경북 동해안의 가볼 만한 어촌생태체험 마을 4곳을 소개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고기 잡으러 바다로 떠나자-영덕 차유마을
동해안 한가운데에 위치한 영덕에는 수려한 풍광과 독특한 역사를 자랑하는 어촌마을이 있다. 대게 원조마을로 알려진 축산면 경영2리 차유마을이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릴 대게를 찾으러 나온 신하가 이 마을에서 대게를 잡았다고 해서 '영덕대게의 원조마을'로 꼽히는 곳이다. 마을의 생김새가 마치 고개를 넘는(踰·넘다) 우마차(車·수레)처럼 생겼다고 차유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평평한 암반으로 조성된 차유마을 낚시터와 대나무산인 죽도산을 5분 거리에 두고 있으며 주변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해 별명이 '삼거리'다. 최근 국토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에 선정될 정도지만 아직은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는 숨은 명소다.
특히 이 마을 앞바다는 단단한 바위섬들이 동해 바다에서 불쑥불쑥 솟아오른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체험가옥 뒤편 언덕에서 360도로 펼쳐지는 경치가 파노라마처럼 관광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대게 원조마을이라 해서 대게만 잘 잡히는 것이 아니다. 돌문어를 비롯해 동해의 청정 바다에서 잡은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어부가 되어 보는 것도 짜릿하다. 대게 원조마을답게 대게잡이 어선을 타고 직접 대게를 잡아 맛까지 즐길 수 있다. 또 먼바다까지 나가 동해안의 명물인 오징어를 잡아볼 수도 있다.
▶가을의 전설-울진 구산마을
2006년 해양수산부(현 국토해양부)의 '어촌체험관광마을' 조성사업으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이 지역 굴미산(구미산) 아랫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구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깨끗한 바다를 자랑하는 이 마을 앞에는 1종 어촌항으로 승격된 구산항이 있어 전형적인 어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금빛을 띠는 백사장을 자랑하는 구산해수욕장은 시원한 초가을 바다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대게잡이 철에는 관광객들이 직접 대게 경매를 체험할 수도 있다.
짠 바닷물 때문에 피부가 걱정이라면 백암온천에서 시원한 온천욕을 즐기면 된다. 짬을 내서 마을 인근에 위치한 월송정과 불영계곡도 가볼 만하다. 월송정은 신라 화랑들이 이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며 공부했다는 정자로 관동8경의 하나로 꼽힌다. 불영계곡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에 이르며 기암괴석과 깊은 계곡, 푸른 물이 여름에는 계곡 피서지로, 봄·가을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또 겨울에는 설경을 구경할 수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계곡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굳이 직접 걷지 않더라도 남녀노소 누구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의상대, 창옥벽, 조계등, 부처바위, 중바위, 거북돌, 소라산 등에 얽힌 전설들이 많아 '가을의 전설'이 따로 없다.
▶바닷속으로 풍덩-영덕 대진마을
눈부시게 펼쳐지는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동해안 최고의 절경을 만들어낸다. 2002년 전국 최초로 해양수산부가 '어촌체험마을'로 선정했다. 바닷속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마을 앞바다에 암초가 많아 경치뿐 아니라 다양한 수심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수준별로 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또 경비행기, 우렁쉥이 양식 체험 등 해양체험 프로그램과 대게, 돌미역, 황금은어 등이 관광객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대진해수욕장은 환경단체들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해수욕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백사장을 가로질러 흐르는 폭 200m의 송천천이 있어 담수욕도 즐길 수 있고, 소나무 군락을 형성한 해송림과 자연경관이 장관을 연출한다. 송천천 제방 등에서는 붕어, 미꾸라지 등 민물낚시가 가능하다.
주변 명소인 고래불 해수욕장과 칠보산 자연휴양림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다. 최근에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농촌(Rural)-20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됐다. 농식품부가 올 11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농어촌 체험관광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목적으로 전국의 농어촌 관광지 21곳을 선정,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집중 홍보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울진 나곡마을
울진군 나곡리에 위치한 나곡해수욕장은 해변에 아름다운 바위섬이 있어 경치가 해금강을 방불케 한다. 주변에는 여관과 모텔들이 있어 야영과 민박이 가능하다. 이곳은 모래가 깨끗하고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유영하기 좋아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나곡은 과거 임금님께 진상된 고포미역의 주산지로 미역을 채취하여 말리는 시골 어촌의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인근 어촌체험마을을 중심으로는 황홀한 다이빙 포인트가 많아 스쿠버 다이빙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주변 나곡 방파제에서는 낚시도 가능하다.
이달부터는 마래미(방어)와 무늬오징어 낚시가 제철이다. 낚시 방법이 쉬운데다 가족 모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낚시다. 난류의 영향으로 이맘때부터 10월 말까지만 잘 낚인다니 초가을 나들이길에 낚시의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다. 마래미 트롤링 낚시는 3시간에 20만원을 받는다. 일반 배낚시와 비교해 다소 비싼 것이 흠이다. 낚시 장비는 현지에서 빌려준다. 자신의 장비를 가져갈 경우 릴이 달린 원투낚싯대면 충분하다. 잡은 마래미는 나곡리조트 내 식당에서 회를 떠 준다. 배낚시는 물론 스쿠버 다이빙 등 해양 레저와 관련된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이맘때쯤 열리는 송이 축제에 참가해 직접 송이를 따볼 수도 있다. 이 지역은 전국 최대 송이버섯 생산지로 금강송 아래에서 동해의 바닷바람과 마사토 토질을 거름 삼아 자라기 때문에 향이 강하다. 송이 무료시식 등 행사도 수시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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