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8월 29일 일본제국주의는 한일병합 칙령을 공포하고 대한제국을 병탄했다. 어제는 그 경술국치 100년이 된 날이다. 우리 역사에서 지우고 싶은 치욕의 날이어서 기념일은 될 수 없지만 잊지 말아야 할 날이다.
일본이 강점기에 우리에게 가한 억압과 수탈의 역사는 한민족의 '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남아있다. 창씨개명까지 시도하며 가장 악랄한 식민 통치를 일삼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종 황제의 날인을 날조한 사실이 드러나 한일병합 조약은 원천무효라는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까지 나왔으나 일본 정부는 아직도 그 불법성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은 우리에게 '살가운 이웃'이 아니라 여전히 '가깝고도 먼 나라'다.
일제의 식민지 수탈과 질곡에서 벗어난 이후, 우리는 단기간에 세계 10위권을 넘보는 경제성장을 이뤘다. 인구 5천만 명 이상의 대국 중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정도다. 게다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나라 중 경제성장과 함께 평화적 정권 교체를 달성한 유일한 나라다. 압축 성장의 폐해가 남아있고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떨어지지만, '강성하나 미덥지 못한 이웃' 일본이 없었다면 이것이 가능했을까.
일본은 임진'정묘왜란과 한일병탄을 통해 우리나라를 침공하고 가혹한 식민 통치를 행한 가해자다. 가해자는 기억하지 못할 수 있으나 피해자는 그 상처를 쉽게 잊지 못한다. 한일관계가 개선되려면 가해자인 일본의 진심을 담은 사과가 선결 조건이다. 한국과 일본이 쓰라린 역사를 청산하고 '진정한 이웃'으로 교류하며 새로운 선린(善隣)의 100년 역사를 쓰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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