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농협 결혼이주여성 다문화여성대학 수료식

입력 2010-08-30 09:34:24

"꿈 꾸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 나영이에게 눈을 주신 분의 이름도 몰라요.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어요. 조합장님께서 나영이에게 분유를 사주셨어요. 고기와 영양제를 사 주셨어요. 함께 고추를 따면서 하루를 보냈어요. 농협대학 공부를 하면서 참 행복했어요."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응 웬티(25) 씨는 안동농협이 마련해 준 '다문화 여성대학'에 다니면서 행복했던 기억들을 삐뚤삐뚤한 글씨로 편지를 써 27일 마련된 수료식에서 읽어 내려갔다. 공부하는 동안 시력을 잃었던 딸 나영이의 각막 이식을 미국에서 받았으며, 농협 권순협 조합장을 비롯해 직원들의 따스한 배려로 꿈을 꾸는 듯하다고 했다.

안동농협은 지역 다문화결혼이주여성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3개월 동안 '다문화 여성대학'을 운영하고 이날 수료식을 가졌다. 그동안 입학생 16명을 선발해 한글교육, 한국문화이해, 한국음식체험, 예절교육, 우리지역 유적지 답사 등 체험교육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이날 수료식에는 허광숙, 쯔엉 홍주앤, 아나 실렉타 씨 등 14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이들의 남편과 가족들이 함께해 축하했다.

권순협 조합장은 "안동농협은 여성 결혼 이민자의 증가로 인한 문화적 차이를 없애고, 농촌생활의 안정적인 정착과 당당한 농업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다문화 여성대학을 운영했다"며 "3개월의 짧은 교육 기간이지만 다문화 가정의 행복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노부모 부양과 자녀교육에 힘쓰는 이주여성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타국생활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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