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생기는 알쏭달쏭 브랜드의 세계

입력 2010-08-28 07:42:36

'제이로즈로코 뉴욕' '쟈딕 앤 볼테르' '보테가베네타'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체사레파조티' '비비안 웨스트우드'….

이런 생소한 단어들을 접해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꽤나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임이 분명하다. 이들은 모두 백화점 등에서 선보이고 있는 브랜드의 명칭들. 백화점을 자주 찾고 이용하는 고객들이 아니라면 읽기조차 힘든 외국어이지만 패션을 앞서가는 사람들에게는 인기 있는 브랜드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유통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뜻도 국적도 알 수 없는 다양한 브랜드가 선보이고 있다. 대백프라자점의 경우 의류를 중심으로 400개가 넘는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서 알아보자.

◆내셔널 vs 라이선스 브랜드

브랜드의 종류는 소유 유형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상품의 제조업체가 직접 생산해 브랜드를 부착하는 '내셔널 브랜드'(National Brand), 유명 브랜드회사와 계약으로 이루어지는 '라이선스 브랜드'(License Brand), 백화점이나 도매점 등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생산해 관리하는 자체 브랜드인 '프라이비트 브랜드'(Private Brand)',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외에서 완제품의 형태로 국내에 반입하고 있는 '직수입 브랜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셔널 브랜드는 제조업체 스스로가 생산한 자사 생산품이나 위탁 생산품, 매입상품 등 제조업체 명의의 자사제품에 붙여지는 명칭이다. 한글로 번역하면 '국내 브랜드'라는 뜻도 지닌 만큼 국내 의류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이 내셔널 브랜드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빈폴, 타임, 마인, 모그 등 인기 여성의류와 갤럭시, 맨스타, 로가디스 등 남성정장, 빈폴골프, 이동수, 엘로드 등 골프 의류 등이 있다.

라이선스 브랜드는 다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유명 브랜드의 상표나 사용계약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판매액의 일정분을 상표주에게 지불하는 것으로 브랜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자사상품에 브랜드 회사의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의류나 피혁제품 등 인지도가 높은 세계적인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보통 새로운 상표를 개발해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대표적인 라이선스 브랜드로는 닥스, 베네통, 시슬리, 타미힐피거 등 여성의류와 폴로, 라코스테 등 남성캐주얼, 잭니클라우스. 캘러웨이, 보그너 등 골프의류 브랜드가 있다.

이 때문에 같은 닥스 제품이라 하더라도 영국에서 판매되는 것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것은 엄연히 제품이 다르다. 백화점 관계자는 "외국 의류의 경우 한국인의 체형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라이선스 제품의 경우에는 동등한 수준의 디자인과 상품 질을 유지하면서 우리에게 좀 더 잘 맞는 제품을 특화해 생산하는 장점이 있다"며 "라이선스 계약을 맺더라도 브랜드를 제공하는 회사에서는 상품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상품의 품질과 유통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여 질적 하락을 방지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라이선스 브랜드는 해마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09년 말 기준으로 모두 170여 개 브랜드가 선보이고 있으며, 미국산이 49개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 42개, 이탈리아 17개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직수입 vs 병행수입 브랜드

직수입 브랜드는 말 그대로 완제품 의류 등을 현지에서 국내로 바로 수입한 브랜드를 말한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시장이 세분화하고,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진 것이 직수입 시장이 커지게 된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유통채널이 다양화하면서 패션업의 대표격으로 평가되던 백화점이 다른 매장들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수입브랜드의 비중을 높여 고급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 유학생이나 및 해외여행객 증가 등으로 인해 글로벌화된 고객들이 늘어나는 것도 직수입 확대의 원인이다. 일부에서는 치열해지고 있는 패션시장에서 신규브랜드의 런칭비용이 상당하다는 것도 직수입 증가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에서는 제냐, 듀퐁, 모스키노, 비비안 웨스트우드 등 직수입 브랜드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바네사브루노, 띠어리, DKNY 등 여성 및 남성의류와 쉐르보, 블랙앤화이트, 힐크릭 등 골프의류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병행수입제품 역시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병행수입이란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업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거쳐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병행수입은 정식 수입업체가 판매하는 제품에 비해 가격이 30~50%가량 저렴하고, 정식수입에서 판매하지 않는 희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AS다. 병행수입의 경우에는 매장에서 수리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것.

현재 병행수입 명품 편집매장을 운영중인 동아백화점 관계자는 "해외 수입 명품제품의 경우 본사로 보내 수리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공식 수입제품이라 할지라도 최근에는 국내 명품전문 수선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AS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진품 여부와 정식 통관 절차를 거친 품질보증서, 수입신고필증 등을 비치하여 진품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