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점심 한끼' 그늘진 어르신들에겐 최고의 행복

입력 2010-08-27 10:58:00

음식업중앙회 대구 서구지부 300명 무료급식

"오늘은 오이냉국이 나왔네. 날씨도 더운데 점심 한 끼 시원하게 먹겠구먼. 오징어무침은 더 맛있는 걸."

25일 대구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지하 1층 식당. 오전 11시 30분부터 점심을 먹기 위해 소외계층 노인들이 모여들어 식사를 시작했다. 노인들은 식판에 나온 밥과 반찬을 먹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얘기꽃을 피우기에 바빴다. 복지관 앞에 사시는 100세인 할머니도 요양보호사의 부축을 받으며 나왔다. 오이냉국 맛을 본 뒤 "아따, 시원~하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음식업중앙회 대구 서구지부(지부장 손복자'56)는 이날 홀몸노인'장애인 등 300여 명에게 사랑의 무료급식을 열었다. 손복자 지부장을 비롯해 운영위원'부녀회원 등 2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와 요리를 만들고, 어르신들의 식사를 도왔다.

김진홍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음식업중앙회 서구지부가 벌써 8년째 무료급식을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너무 고마울 따름이죠. 관내 어르신들이 따뜻한 점심 한 끼를 맛있게 드시는 것을 보면 마음이 웬지 찡해진다"고 했다.

손 지부장은 2005년에 서구지부장으로 취임하면서 어르신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매달 한 차례로 늘렸다고 한다. 여기에는 회원들이 장보기에서부터 음식조리, 배식까지 열성적으로 도와주었기에 가능했다.

"봉사는 결코 힘든게 아니에요.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끼는 최고의 행복입니다. 음식업을 하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도우면 사회가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요?"

특히 올해부터는 운영위원들이 돌아가면서 한 달에 한차례 어르신들을 모시고 생일상을 차려주고 있다고 했다. 보통 어르신 10여 명을 모시는데 비용도 전액 개인이 부담한다. 생일상 차리기는 서구지부에서 하는 봉사활동 중 최고의 자랑거리라고 귀띔했다.

20년째 낙지요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손 지부장도 7년째 매년 가을에 어르신 100여 명을 자신의 음식점에 초대해 만수상 차림과 함께 국악공연을 해준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에게는 음식값을 30% 할인해주고 있어요. 벌써 10년 이상 시행해오고 있지요." 손 지부장은 경로효친 마음을 조금이라도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서구제일종합사회복지관 20여 개 봉사단체로 구성된 청솔봉사단 단장이기도 한 손 지부장은 "지부 소속 2천100여 회원 음식점과 함께 사랑의 무료급식에 더욱 매진할 것" 이라며 "소년소녀가장과 장애인들도 도울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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