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
좋은 물은 어떤 물일까? 취수원도 깨끗해야겠지만 깨끗한 정수장에 저장돼 있다가 나와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콘크리트에 갇힌 물은 건강할까? 만일 물탱크 내부가 스테인리스라면 어떨까? 씻기만 하면 언제나 새것 같은 스테인리스 물탱크라면 주부들의 걱정도 한결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문창(대표이사 문성호)은 스테인리스 물탱크로 친환경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다. 부식될 걱정이 없고 위생적이라 기존 물탱크보다 깨끗한 물을 자랑한다. 기존 저수조는 콘크리트,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을 섞어 만들었기에 금방 녹조류가 생기고 미생물이 번식했다. 이 때문에 콘크리트 정수장 내부를 스테인리스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수질개선 효과는 획기적이다. 단지 아직까지 투자비용 때문에 널리 보급되진 못하고 있다.
◆역사
1992년 설립해 패널형 물탱크, 원통형 물탱크, 배수지 여과지 등 상수도 정수장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간이상수도용 정수장비와 무선수위조절기 등을 생산 시공하는 업체였던 문창은 스테인리스 물탱크 및 스테인리스 라이닝의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10여 종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확보했다. 이후 스테인리스 물탱크 기술로 석탑산업훈장 수훈, 중소기업청 INNO-BIZ 기업, KS인증, ISO9001 부문 KS인증대상을 수상했고, 대구 중소기업대상 우수상에 이어 올해 대구시 스타기업에 선정됐다. 2002년 예천 정수장에 콘크리트 내면을 스테인리스 라이닝으로 작업하는 데 성공하면서 콘크리트 구조물 내부 스테인리스 라이닝 사업의 실력도 인정받았다.
◆주력제품
콘크리트 저수장의 콘크리트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물과 직접적으로 맞닿는 콘크리트 내벽을 스테인리스 패널로 덮는 기술이 바로 '스테인리스 라이닝'이다. 콘크리트처럼 균열이 없어 누수와 침수도 없다. 한 번 시공하면 친환경적이면서도 사용기간이 영구적이다. 문창은 특허출원한 형상설계의 라이닝 기술을 가지고 있다. 또 물탱크 코너 부분에 수압으로 인해 탱크 용접부분이 벌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는데, '무용접 라운드 패널 구조'라는 문창만의 기술로 코너 압력을 분산시켜 벌어짐이 없도록 했다. 나아가 국내 최초로 KS마크를 획득한 '스테인리스 원통형 물탱크'도 개발해 동파위험과 수질오염 걱정을 동시에 해결했다.
◆기업정신
문성호 대표이사는 "현재 많은 상수도 사업이 소규모, 영세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정수장이 노후화되어도 투자를 꺼리고 단지 '먹는 물 수질 기준만 준수하자'며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인 수명을 보장하는데다 안정성과 내구성이 모두 인정된 스테인리스 물탱크임에도 아직 많은 곳에서 시공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문 대표는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를 항상 외치며 살아왔다. 지금까지는 품질 좋은 제품을 위한 투자에 힘썼다면 이제부터는 '더 많은 사람이 질 좋은 물을 마음껏 마시도록 힘써보자'는 마음으로 강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주)보국전자
지금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겨울만 되면 그리워지는 것이 뜨끈뜨끈한 바닥이다. 하지만 옛날처럼 아랫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을 뜨끈뜨끈해질 정도로 데우려면 보일러 비용이 만만찮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몸을 지져야' 힘이 난다는 어르신들의 바람을 한방에 해결해준 것이 바로 전기장판. 적은 비용으로 따뜻함을 안겨주는 전기장판은 서민들의 겨울나기 힘이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음직한 이름 '보국전자 전기장판'. 바로 대구의 향토기업인 ㈜보국전자(대표 이완수)가 만든 제품이다. 고유가와 경기침체의 추위도 거뜬히 물리쳐준 이 지역기업은 이제 '젊은 보국전자'를 모토로 시장변화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디자인과 제품개발에 투자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이다.
◆역사
1974년 대구의 향토기업으로 설립된 보국전자는 국내에서 최초로 전기장판을 생산했다. 전기장판 시장이 전기요와 전기매트까지 확대되면서 시장을 선점해나갔다. 처음에는 전기장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고생했다. 소비자의 인식을 바꾼다는 것은 힘들었지만 창업주의 뚝심으로 독보적 위치를 확보했다. 성장세가 시작되자 전기장판에 대한 인지도가 늘어나 자연스레 제품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1999년, 대표이사를 맡은 이완수 대표는 당시 외환위기로 전국이 불경기였지만 더욱 과감한 변화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하며 공격경영을 시도했다. 2009년 240억원의 총매출을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소형가전업체로 자리 잡았다. 일감이 늘면서 생산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내로 고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주력제품
전기장판이라고 온열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국전자는 전열기기업계 최초로 친환경제품인증인 '로하스(LOHAS)' 인증을 받고 매년 순이익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전자파 줄이기, 탈취기능, 항균기능, 진드기 퇴치 기능을 갖춘 전기장판을 잇달아 개발했다. 판매도 대리점 방식에서 탈피, 직거래 방식을 도입하고 대형마트 PB브랜드 납품, OEM제품을 생산하면서 가격도 낮췄다. 유통구조를 개선하자 제조자와 소비자의 거리가 좁아졌고, 소비자의 취향도 더 잘 알게 됐다. PB상품과 OEM제품은 대기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았던 브랜드를 기술력만으로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러시아, 중국, 대만, 미국 등지로 전기장판을 수출하고 있다.
◆기업정신
보국전자는 지난해부터 '젊은 보국전자'를 모토로 대대적 CI 개편과 전사적 제품 시장조사, 판매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전기장판류의 계절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2004년부터 가습기, 선풍기, 히터, 믹서, 전기주전자, 다리미 등을 생산하며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이완수 대표는 입버릇처럼 "향토기업이 지역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전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는 "매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의 프라이드다. 대구에 연고를 두고 있는 자부심, 더 나아가 대한민국 기업에 대한 자부심이 곧 제품의 자부심으로 이어져 세계시장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된다"고 말했다.
▣㈜제일정공
하늘을 가르는 비행기와 바다를 넘나드는 선박. 이들의 핵심기술은 무엇일까? 날개? 돛? 아니다. 엔진일 것이다. 바로 그 대형 선박의 엔진과 항공기의 대형엔진을 만들고 수출하는 기업이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내에 있다. 바로 ㈜제일정공(대표 김재곤)이다. 제일정공은 선박, 비행체에 사용되는 초정밀 기계부품 및 기능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다. 엔진에 대한 연구, 설계, 제작, 보증, 서비스까지 모든 체제를 완비하고 있다. 국내 각 엔진메이커는 물론 해외의 글로벌 업체와도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찜통더위에도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고 있는 제일정공 속으로 들어가보자.
◆역사
1986년 설립해 이듬해 바로 선박엔진용 핵심기능제품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다. 바로 전문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국내 엔진메이커에 차질 없이 대량 공급을 해내면서 선박회사로의 신뢰를 받기 시작했다. 1994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2001년 자체 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개발이 최고의 역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더 진화된 고성능 제품을 연구하고 설계기술로 제품을 고급화했다. 2001년 아이템별, 성격별 전문화 공장을 분리했고, 제품의 고급화와 친환경화에 주력했다. 2000년부터는 항공엔진부품사업에도 진출했다. 2003년 민항기용 이·착륙장치인 랜딩기어의 핵심부품과 방위산업의 비행체 핵심부품을 공급했고, 2007년에는 항공품질인증서를 획득했다. 2008년에는 경영자가 모범 중소기업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을 수상했고, 대구시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주력제품
제일정공이 생산하는 제품은 대형·중형 엔진용 각종 펌프류, 대형 선박엔진과 항공기용 'Mechanical Sealing System'이다. 선박엔진용 'Lubricating Oil Pump' 'Cooling Water Pump & Fuel Oil Feed Pump'의 국산화에 성공해 현재는 자체설계기술로 디자인하고 제작한다. 200여 종의 선박엔진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 제품들은 국내 모든 엔진 제작사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스위스 ABB사에서 전량 수입하던 터보차저용 'Gear Oil Pump'와 국책사업으로 진행한 친환경대형엔진의 연료제어계통의 초고압 'Control Oil Pump'를 개발했는데, 제일정공의 개발품이 수입품보다 품질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항공기 엔진 또한 국내 핵심적 항공엔진제조사에 공급하고 있고, 대기업에 민항 및 방산용 랜딩기어 및 헬기용 메인 모터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업정신
김재곤 대표이사는 정통적인 엔지니어 출신이다. 오일쇼크로 경제가 어렵던 1986년, 30대 후반의 나이에 창업했다. 이후 26년간 엔진 한 우물만 파고 있다. 김 대표는 "무엇보다 제일정공의 자랑은 오랜 세월 경영자와 함께 고통까지 감수해 온 우수한 사원들이 많다는 데 있다"며 "세계 최고의 기술을 선보이려는 사원들의 열정이 지금의 제일정공을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엔진 분야. 그것도 비행기, 선박 같은 대형엔진을 생산하는 제일정공 덕에 전세계 항공·선박업계가 대구로 몰려오길 기대해본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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