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m 집중폭우…하부댐이 마을 구했다

입력 2010-08-21 09:35:00

예천양수발전소 빗물 저장…상리·하리면 일대 피해 막아

18일 밤에 내린 폭우로 하부댐으로 유입되고 있는 황톳물을 김형윤 예천양수건설처장이 가리키고 있다.
18일 밤에 내린 폭우로 하부댐으로 유입되고 있는 황톳물을 김형윤 예천양수건설처장이 가리키고 있다.

"예고도 없이 폭우가 내렸어요. 2시간여 만에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는데도 농경지 침수는 물론 주택도 물에 잠기지 않았어요. 이 모든 것이 얼마 전부터 물가두기를 시작한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 덕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어요. 댐이 아니었으면 큰 재산피해를 입었을 것을 생각하니 아찔하네요."

예천군 하리면 송월리 주민 김성환(68) 씨는 마을 앞 용두천으로 흐르는 황톳물을 보면서 18일 밤에 내린 집중호우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양수발전소 하부댐이 상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을 막지 않았다면 주택이며 농경지를 물속에 빼앗기는 이재민 신세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18일 오전 2시 30분부터 5시까지 예천군 상리면, 하리면 일대에 100㎜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려 예천군 북부 지역에 큰 재산·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으나 예천양수발전소에서 최근 하부댐에 물을 가두면서 물을 방류하지 않아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이날 폭우는 주민들이 잠든 시간에 사전 예보도 없이 내렸다. 초당 157t이 내린 셈이어서 하리면 일대 용두천의 유량 한계인 초당 75t을 2배 이상 초과해 하리면 일대 주택 717가구와 농경지 8.89㎢가 순식간에 침수될 수 있는 엄청난 양이었다.

하지만 엄청나게 쏟아진 비를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이 안정적으로 저장해 대규모 재난을 예방할 수 있었다. 이는 한국남동발전 예천양수건설처가 애초 설계상으로는 순발전용 댐으로 정부승인을 받은 것을 현장 설계개선으로 비상방류관을 설치, 홍수조절 기능까지 갖춤으로써 가능했다.

이달 9일부터 물가두기를 시작한 예천양수발전소 하부댐은 높이 63m, 길이 535m, 저수용량 900만t 규모로 지난해 9월 시작해 올해 6월 축조를 완료했다. 현재 85%의 공정이 진행된 예천양수발전소는 최대용량 40만㎾ 규모의 지하발전소와 상부댐 마무리 공사를 거쳐 2011년 말 완공 예정이다.

김형윤 예천양수건설처장은 "하부댐 물가두기로 인해 대규모 재난에서 주민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예천양수발전소는 친환경 건설공법 개발과 환경 개선, 엄격한 환경 관리로 환경보전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예천·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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