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오상고 김수연, 지역 여자선수론 첫 송암배 우승

입력 2010-08-21 09:57:09

"LPGA 활약 美 명예의 전당 오르고 싶어"

송암배 여자부에서 대구경북 선수로는 첫 우승한 구미 오상고 김수연이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며 좋아하고 있다. 대구CC 제공
송암배 여자부에서 대구경북 선수로는 첫 우승한 구미 오상고 김수연이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며 좋아하고 있다. 대구CC 제공
송암배 남녀부에서 우승한 이창우(오른쪽)와 김수연, 골프장학재단 송암 우기정(가운데) 이사장.
송암배 남녀부에서 우승한 이창우(오른쪽)와 김수연, 골프장학재단 송암 우기정(가운데) 이사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입지전적인 선수가 돼 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습니다."

20일 대구컨트리클럽에서 막을 내린 제17회 송암배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여자부에서 우승한 김수연(16·구미 오상고 1년)은 LPGA에서 주가를 높이고 있는 신지애의 대를 이을 대형 유망주로 기대받고 있다.

김수연은 20일 열린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언더파 278타를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지역 선수가 송암배 여자부에서 우승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김수연은 "이번 대회에선 이상할 정도로 긴장이 덜 되고 편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우승해서 너무 기쁘고, 이번 우승으로 이후에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좋아했다.

김수연의 등장이 '깜짝'스러운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인 김수연은 이번 대회에 앞서 지난달 말 열린 건국대총장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에서 3라운드 합계 17언더파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했고, 6월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아마추어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두 달 사이 세 번의 우승에다 이달 초 연맹회장배 중·고골프대회 4위, 5월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아마추어 2위 등 대회 때마다 상위에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세계 여자 골프계를 이끌어갈 주자로 인정받았다. 골프계에선 170㎝의 큰 키 등 좋은 신체 조건에다 시원스런 생김새, 빼어난 실력까지 겸비하며 벌써 신지애와 미셸 위를 결합한 대형 스타선수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초교 4학년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김수연은 초교 5학년 때 출전한 첫 대회에서 예선 탈락이란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 대회 예선 탈락으로 그해 다른 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된 덕분에 집중훈련을 할 수 있었고, 전화위복이 돼 이후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

김수연은 "초교 3학년 때 미국에 있는 아빠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동갑내기 딸이 골프치는 것을 보고 함께 치게 됐고, 너무 재미있어 한국에 와서 부모님께 골프를 하고 싶다고 졸라 시작하게 됐다"며 "원래 수영 등 운동을 좋아해서 골프도 취미삼아 시작했는데 이렇게 선수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수연은 사실 지역 토박이는 아니다. 창원에서 자라 도계초교를 졸업했지만 경남엔 골프를 배울 학교가 없어 골프 명문 구미 오상중으로 진학하게 됐다. 그후 아예 거처를 구미로 옮겼고, 창원에서 요식업을 하던 부모도 딸 뒷바라지를 위해 구미로 옮겨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김수연은 "엄마가 저의 뒷바라지를 위해 구미시청 옆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다"며 "엄마, 아빠에게 늘 죄송스럽고 감사했는데 큰 대회 우승으로 보답해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 남자부에서는 국가대표 상비군 이창우(경기고 2년)가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이창우는 마지막 날 1오버파 73타로 부진, 이날 3언더파 69타를 치며 따라붙은 국가대표 박일환(속초고 3년)과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로 동타를 이뤘지만 연장 첫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컵을 안았다.

골프장학재단인 '송암'(이사장 우기정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남자부 126명, 여자부 104명 등 모두 230명이 참가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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