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조사·전문가 "부유물 제거 기능은 제진기 아닌 스크린 1차 침수
지난달 대구 노곡동에 1차 침수피해가 난 후 대구 북구청 등 행정기관이 재발방지 대책을 잘못 세워 한달만에 다시 침수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북구청은 지난달 17일 노곡동 물난리의 원인으로 제진기(除塵機)가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제진기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16일 2차 집중호우때 제진기가 작동했지만 거대 부유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이를 거르지 못하고 물을 가두는 댐 역할을 하면서 피해를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노곡동 침수 피해 조사 소위원회'는 18일 "제진기는 홍수로 떠내려 온 거대 협잡물의 하천 유입 방지 또는 제거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펌프보호설비"라며 "실제로 부유물을 거르기 위해서는 제진기 앞에 설치되는 스크린 장치를 보완·정비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건설환경위에 따르면 제진기는 게이트 펌프의 임펠러(물이나 증기 따위를 받아 그 동력으로 바퀴를 회전하기 위하여 수차(水車), 터빈 따위의 회전축에 날개를 단 것)의 파손, 마모 및 폐쇄로 인한 펌프 고장을 최소화하는 펌프보호설비라고 밝혔다.
배수 및 펌프업계 전문가들도 "제진기는 배수펌프로 유입되는 각종 쓰레기 등 부유물질을 걸러내는 장치로 인식돼 왔지만 거대 협잡물 및 부유물 유입을 방지하는 주된 장치는 제진기가 아니라 제진기 바로 앞에 설치되는 스크린"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노곡동 1차 피해 이후 북구청이 제진기의 정상 가동뿐만 아니라 스크린에 대한 긴급 보완이 필요했지만 정작 이 부분을 소홀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2차 홍수가 난 후 주민들이 스크린이 물길을 막아 홍수 피해를 가중시켰다고 항의하자 오히려 스크린을 제거하기까지 했다.
시의회 홍창호 소위원장은 "응급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서 북구청이 제진기 정상화에만 매달렸다"며 "특히 제진기로는 거대 협잡물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스크린을 반드시 보완했어야 하는데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 북구청 관계자는 "부유물 방지막을 별도로 설치할 계획을 세웠고, 검토를 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큰 비가 내려 또다시 물난리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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