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봉, MB·박영준 공격…뒤늦게 왜?

입력 2010-08-19 10:47:15

"8·8개각은 親朴들만의 소통에 불과" "왕차관 논란 정부만 귀막아

친박계 중진인 이해봉 한나라당 의원(대구 달서을)이 18일 8·8개각과 후속 차관급 인사를 정면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왕차관'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을 직접 겨냥해 그 배경에 관심이 일고 있다.

그는 이날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이 것은(이번 개각은) 국민과의 소통도 아니고 특히 한나라당과의 소통도 아니며 친이계 간 소통에 불과하다는 것이 언론과 국민이 보는 시각"이라며 "언론과 야당,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왕차관' 임명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정부여당이 귀를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인 사찰과 정치인 사찰 문제, 특히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여기 정두언 의원도 있고 정태근 의원, 남경필 중진의원, 이 세 분이 정치인 사찰에 관해 진의를 밝히라고 그처럼 호소하는데도 여전히 정부여당은 묵묵부답"이라며 박 차관에게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정두언·정태근 의원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러자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곧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하기로 돼 있는데 거기서 심도 있게 이런 부분을 논의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내도록 하겠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친박계 중진인 이 의원의 발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개각을 대구경북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발언은 지역정서와 한참이나 동떨어진 것"이라며 의아해하고 있다. 특히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최고위원으로부터도 공격을 받고 있는 지역 인사를 옹호하기는커녕 공세에 가담하고 나서 차기 총선 구도 등을 감안한 정치적 함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낳고 있다.

대구경북 친박계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의 발언을 전해듣고 "친박계 전체의 입장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친이계인 이명규 한나라당 의원(대구 북구갑)은 "(TK를) 다 죽이라는 이야기인가. '왕차관' 얘기를 하는 것은 지역민의 생각과 전혀 안 맞다"면서 "우리가 왕차관 인사에 문제가 있다며 자르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말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해봉 의원은 19일 매일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 한 발언은 소신"이라며 "'왕차관' 임명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장관도 아닌 사람이 표적이 되어 있고 그렇게 시끄러운데…(감싸서야 되겠느냐)"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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