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유치원 학급증설 수용…정원 못 채운 원장들 집단 행동
"구미에는 유치원 수가 너무 많아 대부분 정원의 절반도 못 채워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인데, 아무런 대책도 없이 또다시 학급증설 허가라니 말이 됩니까."
최근 구미교육청이 한 유치원의 학급증설 신청에 대해 예비인가를 하자 정원을 채우지 못한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구미교육청으로 몰려가 "지역 내 대부분 유치원이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운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누구보다 교육청이 잘 알고 있다"며 "적절한 원아 수급계획도 없이 특정 유치원에 대해 학급증설 인가를 해 줄 수 있느냐"고 반발했다.
구미시에는 유치원에 등록할 수 있는 대상(만3~5세) 아동 수가 총 1만4천624명인데, 38개(57학급) 공립유치원에 1천140명의 원아가 등록하고 있다. 또 43개(270학급) 사립유치원에 6천187명이 등록해 전체 대상 아동의 50.1%만 유치원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원에 등록하지 않는 대다수의 아동의 경우 유아교육법에 의한 교육기관이 아닌 조기영어교육 등 영재학원과 어린이집 등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교육당국이 유치원 원아수용계획 수립에 이 같은 사정은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구미지역에는 유아교육대상자 수에 비해 유치원이 과잉 공급됐고, 상당수 사립유치원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해 도산위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구미시 도량동에 A유치원이 신설된 후 B유치원이 문을 닫았으며, 상모동에 C유치원이 신설되자 인근 유치원이 문을 닫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사립유치원이 문을 닫을 경우 건축물 용도변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지는 특별히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대부분 아파트단지 내 위치한 사립유치원은 아파트 건립 당시 기본계획에 유치원 용도로 정해져 있어 아파트가 없어지지 않는 한 용도변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미시내 한 사립유치원장은 "유치원은 가장 기초적인 교육기관인데 과도한 경쟁을 조장한다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 유치원들이 하나같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신설유치원을 늘려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유치원 교육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교육청 김대용 관리담당은 "유아교육법상 어린이집과 학원 등은 원아수용계획의 고려 대상에 제외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도상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기존 사립유치원이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해 운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유치원 신규 또는 증설신청이 접수될 경우 법적 하자가 없는데 승인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했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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