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서실장 교체, 親朴 내부정비 나섰나

입력 2010-08-18 08:28:58

인천 초선 이학재 의원 발탁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가 맡아왔던 비서실장역을 초선의 이학재 의원(인천 서구·강화갑)에게 맡겼다. 박 전 대표는 개각 발표 직후 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유 의원이 하던 일을 맡아달라"고 직접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대선 후보 경선 이후 사실상 유정복 비서실장-이정현 대변인 체제로 친박계를 끌어왔다.

▷40대 총리 후보가 등장 ▷친박계 입각 ▷일부 친박계 중립 선언 등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친박계가 내부 정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등장으로 차기 대선을 노리는 잠룡들 간의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박 전 대표가 비서실장역 교체로 그동안의 침묵 모드에서 벗어나 대권행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다. 친박계는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달라'며 경계하고 있다.

'이학재 비서실장역'에 대해 친박계는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 홍사덕 의원(대구 서구)은 18일 "이 의원은 지방정부(인천 서구청장)에서 일한 경험도 있고 유 의원과 커리어가 비슷하다"며 적임이라고 평가했다. 홍 의원은 특히 일부 친박계의 이탈에 대해 "댐에는 물이 빠져나가기도 하고 들어오기도 한다"며 "댐에 물이 얼마나 많은데…"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도 "(이 의원은) 국가관이 투철한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박 전 대표가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학재 의원은 "공식적으로 임명받는 자리는 아니지만 박 전 대표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할 일인 것 같다"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박 전 대표와 더 말씀을 나눠보고 국민들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인천 서구청장 공천을 받아 당선됐고, 이어 총선에 출마해 또 당선됐다. 2009년 미국 스탠퍼드대학 아태연구소 초청으로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했을 때 동행한 이 의원을 박 전 대표가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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