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노곡동 주민들이 어제 오후 한 달 만에 다시 수해를 당했다. 침수 원인도 똑같다. 이번에도 배수펌프장의 제진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수펌프장으로 유입된 부유물을 제거하는 제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오히려 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수해 역시 인재(人災)인 것이다.
더욱이 대구시와 북구청은 지난달 노곡동 침수 수습 과정에서 제진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도 땜질 처방에 그쳐 이번 수해를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유물이 제진기에 막히면 물이 넘쳐 침수를 부채질할 것을 예측하고도 미봉책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금호강과 연결하는 하수관로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궂은 날씨 탓에 대처가 늦었다고 뒤늦게 해명했다. 그렇다면 불과 닷새 전 노곡동 침수 문제를 완전 해결했다고 밝힌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45분간 내린 15㎜가량의 비에 건물 62채와 차량 30대가 물에 잠겼고 주민 44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니 만약 더 많은 양의 비가 왔다면 참담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도 있었다. 대구시와 북구청의 수해 대책을 믿은 노곡동 수재민들은 억하심정을 억누를 길이 없겠다.
잘못을 반복하는 건 단순 실수로 보기 어렵다. 잘못된 결과가 나올 것을 알고도 그 결과의 발생을 수용하는 '미필적 고의'로 보인다. 그렇다면 관계자를 엄중 문책해야 한다. 본란은 지난달 1차 노곡동 침수 당시 관계자 문책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김범일 대구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는 했으나 문책 등 후속 조치는 없었다. 시장과 구청장이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면 관련 공무원들이 미봉책만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대구시 공무원들의 근무 자세를 다시 점검하고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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