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전성시'프로젝트 대학생 40여명 참여
폭 1m도 채 되지 않은 방천시장 안 좁은 골목에 벽화로 된 숲이 생겼다. 대구와 서울 지역 대학생 40여 명이 10일부터 15일까지 '예비작가 아카데미'의 하나로 방천시장 곳곳을 누비며 벽화를 그리고 상점을 리모델링한 결과다.
"미술을 전공하면서도 지역사회에 봉사할 기회가 없었는데 시장 안에 벽화를 그리는 활동을 하니 보람이 커요. 상인들도 좋아하시니 기분도 좋고요." 조우열(26'경원대 산업디자인과 3년) 씨는 벽화 작업은 처음이지만 마냥 신이 난다.
학생들은 좁은 골목을 최대한 넓게 보이도록 공간적 깊이감을 강조한 숲 그림을 그렸다. 서로 의논해 주제를 잡은 후 벽화를 그려 나가자 손발이 척척 맞았다. "이 넓은 벽을 언제 다 칠하지?" "분무기를 뿌리면 어떨까?"
학생들은 작업 공간에 맞는 도구를 즉석에서 개발해가며 작업을 진행했다. 지나가던 상인이 "눈이 시원해지고 넓어보여 좋다"고 관심을 보였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쪽에선 시장 상점의 간판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손상혁(28'경북대 건축학과) 씨는 '재생'이라는 개념에 맞춰 알루미늄판을 구부려 생선 모양으로 만들었다. 손 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방천시장에 처음 와 봤는데 도심 속 시장이라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있는 곳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상인들과 손님들의 휴식처인 '수다방'을 새롭게 만들었다. 버려지는 가구들을 리폼해 새로 배치하고 건물 내부를 완전히 뜯어고쳤다. 강선우(19'홍익대 산업디자인과 1년) 씨는 "낯설고 힘든 작업이지만 배우는 게 많아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서울지역 대학 40여 명의 학생들은 5박 6일간 '방천시장 문전성시' 2차 프로젝트 가운데 예비작가 아카데미에 참석해 스토리텔링 벽화 작업, 상점 리뉴얼, 상인 및 소비자를 위한 휴게센터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문전성시 프로젝트는 고유의 멋과 정취를 살려 쇠퇴해 가는 전통시장을 문화적으로 활성화시키자는 취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사업으로, 올해 방천시장 프로젝트는 총 4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3월까지 진행된다.
올해 공모를 통해 방천시장 프로젝트에 참가가 확정된 예술가는 총 9개 팀이다. 송주형(조소), 하원식(비디오), 윤광웅(일러스트), 박현미(판화), 사공영미(꿈꾸며 상상하며 예술놀이터), 나루(국악'김수경 외), 배혜미(도자기공예), 대구청년작가회(최원석 외), 한지영(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 등이다.
이들 작가는 앞으로 방천시장 내에서 작업을 하며 신천강변 둑에 316m에 이르는 '이야기가 있는 벽' 벽화를 그리게 된다. 방천시장의 역사, 상인들의 이야기를 벽화에 그려 시장의 과거와 미래를 되살린다는 취지다. 또 각 상점의 특색을 살린 간판, 대문, 차양막 등을 리모델링해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속닥속닥 수다방'도 만든다. 상인과 주민,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쉼터와 미니 노래방을 운영해 상시적으로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꾸민다. 전문 컨설턴트를 초청해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장기적으로 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시장에 좀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스탬프 투어'도 실시하고 토요일마다 야시장을 연다.
사업을 주관하는 (사)한국건축가협회 대구시지회 이정호 경북대 건축학부 교수는 "올해는 예술가 상인 및 상인 예술가의 개념을 도입해 기획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시장의 자립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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