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천원 원생들 중국요리집 '홍콩'서 점심…대구대청라이온스 이영규 회장
"내가 좋아하는 탕수육이 있네, 정말 맛있어. 먹어봐." "아니 깐풍기는 더 맛있는 걸. 여기 냉채도 나왔네. 뭘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스럽다."
이달 11일 대구 달서구 정통 중국요리집 '홍콩' 2층 연회장. 은은한 분위기의 조명 아래 회전식 테이블마다 8명씩 둘러앉은 아동과 청소년들은 모처럼 먹어보는 맛있는 중국요리에 신이 났다.
김모 군(중학생)은 "이렇게 맛깔스럽고 푸짐한 중국요리를 난생 처음 먹어봐요. 배불리 실컷 먹을 거예요. 오늘은 너무 행복해요"라며 요리 집기에 바빴다.
대구 대청라이온스클럽이 주관하고 음식점 '홍콩'이 후원한 이날 '행복한 점심 나누기' 행사에 남구 대명동에 있는 구세군 혜천원 원생 50여 명이 초청됐다. 라이온스클럽 회원들도 노란 조끼를 입고 자원봉사자로 나서 원생들이 먹을 요리를 분주하게 갖다 날랐다.
이날 점심 초대를 받은 구세군 혜천원 문수경(59) 원장은 "우리 원생 모두를 초청해 푸짐한 중국요리를 제공해줘 너무 고맙다. 아이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해진다"며 몰래 눈물을 훔쳤다.
행복한 점심 나누기 행사는 대청라이온스 회장이자 중국음식점 '홍콩' 사장인 이영규(57) 씨가 비용을 전액 후원해 이뤄지고 있다. 이 씨는 올 7월 대청라이온스 회장에 취임한 이후 한 달에 2번 이상 사회소외계층을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초청, 한끼 중국요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지난달 22일에는 홀몸노인 80여 명에게 식사를 대접했고 이달 18일에도 달서구의 홀몸노인 40명과 결손가정 자녀 30명 등 70명을 초대한다. 19일에도 남구의 조손가정 80명을 초청, 음식을 제공할 예정이다.
대청라이온스클럽에 10년 넘게 몸담고 있는 이 회장은 "회원 활동을 하면서 밖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자주 했어요. 음식을 제공하지만 변변치 못해 늘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우리 이웃들에게 마음이 담긴 따뜻한 밥 한끼라도 대접하려는 마음에서 제가 운영하는 음식점으로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게 됐습니다"라고 했다.
이 회장의 점심나누기 행사는 대청라이온스 회장을 맡기 이전부터 해왔다고 한다. 3개월에 한 번쯤은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을 초청해 식사를 제공해 왔다. 이 회장은 "앞으로 한 달에 3번 이상은 행복한 점심나누기 행사를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회원이 80여 명인 대청라이온스클럽은 올해 아프리카지역 현지 우물파주기 사업에도 참여한다.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해외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마실 물을 제공하기 위해 우물 2곳을 팔 예정이다.
"한끼 먹기조차 어려운 그늘진 이웃들에게 마음이 담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나누는 것을 삶의 보람으로 삼겠습니다. 각박한 세태에 조그마한 마음이지만 이웃을 보살피다 보면 언젠가 우리 사회가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이날 마음만은 최고로 배불렀던 이 회장은 이렇게 말을 맺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