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의 인물] 엽기적 독재자 이디 아민

입력 2010-08-16 08:22:41

1970년대 중반 아프리카에서 온 특별기가 매주 영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해 스카치 위스키를 가득 싣고 돌아갔다. 화주(貨主)는 이디 아민(1928~2003). 그의 위스키 공수는 권좌에서 쫓겨난 1979년까지 계속됐다. 군인에게 지급된 영국산 위스키는 정권유지를 위한 필수품목이었다. 군부에 선물하는 벤츠 승용차, 롤렉스 시계, 노르웨이산 연어가 김정일에게 그러하듯이.

영국 식민지군 장교 출신으로 우간다 독립후 총사령관이 됐다. 군 운영 자금 횡령이 드러나자 오보테 대통령이 영 연방회의 참석차 출국한 사이 무혈쿠데타로 집권했다. 국민은 이를 환영했지만 그의 통치는 처칠이 "열대의 정원"이라고 극찬했던 아름다운 나라를 지옥으로 만들었다. 반대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참하게 죽었다. 집권 8년동안 우간다인구 1천만명중 30만명이 살해됐다. 중앙은행총재, 국립대학 총장, 외무장관, 대법원장, 성공회 대주교는 그가 직접 때려죽였다. 아내를 죽여 토막낸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했고 아들을 죽여 심장을 꺼내 먹었다는 얘기도 있다. 군부의 쿠데타 음모를 무산시키기 위해 탄자니아를 침공했다가 반격을 받고 축출됐다. 회교도 형제를 받아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호사스런 망명생활을 보내다 2003년 오늘 사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