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제일종합사회복지관 김진홍 관장님을 처음 뵌 것은 내가 대구 서구부청장으로 부임 후 초도순시 때였다. 어느 날 갑자기 큰 노랫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내 앞에서 김 관장님이 직원들과 밝은 얼굴로 '스승의 노래'를 힘차게 부르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놀란 나머지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끝까지 노래를 다 듣고 난 뒤 연유를 물었더니 "나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 분들은 다 스승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이렇게 맞이한다"고 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했던가! 제일종합사회복지관에 들어서면 여느 복지관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행인임발우개봉(行人臨發又開封)의 자세로 항상 매사에 철저하고 부지런하며 다정다감한 분이다.
김 관장님은 2001년부터 다문화가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점들을 예견하고 국가가 미처 하지 못하는 부분의 결혼이민자 여성과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하루라도 빨리 사회구성원으로 양성해 우리나라의 힘을 키우기 위함이란다.
김 관장님은 "봉사는 자신의 희생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직원들의 희생정신을 강조하고 교육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는데, 오후 9시까지 연장근무를 하여도 어느 직원 하나 불평하지 않고 있기에 늘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어한다. 남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에서 직원들은 관장님을 오히려 '미친 사람'으로 부르기도 한단다.
김 관장님은 이 별명 듣는 것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애 같은 새로운 모습 또한 발견할 수가 있었다. 또 김 관장님은 몸무게가 60㎏이 넘는 장애아동들을 직접 등에 업고 지리산 천왕봉을 세 번이나 다녀왔단다. 발달장애 청소년들의 독립적 영역 개척을 위해 다른 기관에서 하지도 않는 열흘 정도의 장기간 캠프활동을 한 결과 자립심을 찾아가는 아동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하며 흐뭇해했다.
체계적인 참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세세하게 교육준비를 하는 모습에서 김 관장님은 참봉사가 완전히 몸에 밴 분임을 나는 느꼈다.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활동한다면 우리나라가 지금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금방이라도 해소되지 않을까 싶어 한편으론 마음 든든하다. 김 관장님처럼 우리사회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고통분담을 함으로써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는 글로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그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신점식 전 대구 서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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