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훈기자의 광고미학] (6) ㈜프롬투컴, '예다함'

입력 2010-08-12 14:04:16

광고는 사회의 문지방을 넘어다닌다.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사회에 떠돌아다니게 만든다는 의미다. 그런 광고는 상업성이 없을 수 없지만 되도록 미학적인 측면은 강할수록 좋다. 광고에 담긴 아름다운 인생철학이 있다면 광고의 사회적 지위도 높아지고, 사회가 얻는 혜택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경쟁적으로 광고하고 있는 각종 상조 광고는 죽음에 미학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다 평온하게 죽기를 소망하는데, 먹고살기 바빴던 과거 세대와 달리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21세기의 사람들은 잘 죽는 법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세태는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의 트랜드가 거세게 일어났던 것에 이어 '잘 준비해 좋게 죽음을 맞이하자'는 프리니드(Preneed)와 웰다잉(Well-dying)의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죽음까지도 따뜻하게 감싸는 광고를 만들자.'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질병, 전쟁, 천재지변 등이 언론과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는 무서움, 분노, 슬픔, 더 나아가 위협과 공포다. 이는 아마도 죽음과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1월에 론칭한 ㈜더케이라이프(대표 김홍진)의 상조서비스 예다함은 죽음과 연관된 주제를 무겁지 않게 광고로 풀어냈다. 기존 상조 광고에서 말하고 보여지는 큰 슬픔, 가족을 잃은 아픔, 관을 운구하는 장면, 리무진을 보내주는 서비스, 상조회사 옷을 입은 직원들 소개, 월납입금이 얼마면 된다는 얘기 등이 예다함 광고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인쇄광고를 통해 보여진 예다함의 첫 프리론칭 광고를 보면 '나의 이름은 예다함입니다'라는 큰 카피가 보인다. 나의 정체성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이름, 예다함은 바로 이름을 걸고 스스로와의 약속,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예다함입니다'에 이어 나는 누구인가를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편리함을 먼저 생각하고, 겉치레보다 마음으로 먼저 표현하고,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을 경험하겠으며, 말보다 행동으로 먼저 실천하고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따뜻함을 지니며, 신뢰와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살겠다'는 말로 전한다.

공중파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진 론칭 광고는 잔잔한 음악과 함께 판화그림 장면이 등장한다. 소중한 이에게 정성껏 우려낸 차를 대접하는 이야기로, 상대방을 향한 예법과 정성, 올바른 마음가짐이 중요한 '다도'(茶道)를 통해 마음을 다해 고인과 유족을 섬기고자 하는 예다함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자막과 더불어 '얼마나 정성을 다해 준비한 상조인지 당신이 다 몰라주셔도 좋습니다.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예다함은 그걸로 행복하겠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자산 17조원의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100% 출자한 ㈜더케이라이프에서 론칭한 예다함은 39년 복지경영의 노하우를 대국민 복지서비스 혜택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와 대한민국 상조문화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예다함의 2차 광고 캠페인은 오는 9월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기본 콘셉트는 1차 광고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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