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기자의 디지털 라이프] 휴대폰 중계기

입력 2010-08-12 14:21:41

무선신호 받아 휴대폰으로 전달

6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개통한 휴대폰 수는 4천961만여 대다. 통계청이 분석한 올해 대한민국의 추계 인구가 4천887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인구 대비 휴대폰 보급률이 101.5%에 달하는 셈이다. 휴대폰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시대다. 이 같은 폭발적인 보급률을 이끈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기지국과 중계기의 영향이 컸다. 중계기로 인해 휴대폰이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든 터지게 됐기 때문이다. 휴대폰 중계기와 관련해 궁금한 사항들을 알아봤다.

#건물 지을 때 내부에 설치

-요즘 건물에서 휴대폰 중계기를 찾기 힘든데 도대체 어디 설치하나?

▶과거에는 중계기 안테나가 아무 데나 설치돼 미관을 해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벽 안쪽으로 완전히 집어넣어 일반인의 눈에 쉽게 띄지 않게 하는 것이 추세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장비는 통신실에 설치하고 안테나나 공중선은 건물 비트나 텍스 내부로 집어넣어 설치하고 있다. 이럴 경우 안테나를 외부에 설치하는 것보다 다소 수신율이 떨어질 수 있으나 통화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건물 밖 중계기는 되도록 건물 색깔과 비슷하게 해서 옥상에 설치, 주위와 잘 어울리도록 한다.

#전국 어디도 휴대폰 안터지는 곳 없어

-요즘도 휴대폰이 안 터지는 곳이 있는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도심 내 아파트 지하주차장부터 고층 건물까지 휴대폰이 안 터지는 곳은 거의 없다. 심지어 등산객이 많이 다니는 등산로에서도 통화가 가능하다. 이는 휴대폰 서비스 강화를 위해 통신사들이 기지국과 중계기 설치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무선통신 인프라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기존 기지국과 중계기가 포착하지 못하는 이른바 '사각지대'도 소형중계기를 설치해 통화가 끊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수신 힘들어 곤란

-엘리베이터 내에서는 통화가 가능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안 된다. 통화 중에 엘리베이터를 타면 중간에 통화가 끊기는 경우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면 사방이 철판으로 갇히게 되고 이로 인해 바깥에서의 무선 신호 수신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많이 짓는 탑상형 아파트에서는 엘리베이터가 한가운데 위치해 콘크리트와 철판 등 이중삼중으로 무선신호를 방해, 통화가 끊기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난해까지 엘리베이터 오작동 가능성 등의 이유로 엘리베이터 내 안테나 설치가 금지되었지만 지난해 말 행정안전부에서 전자파 안전인증을 받은 엘리베이터의 경우는 안테나를 설치할 수 있도록 검사기준을 마련해 엘리베이터 내 안테나 설치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안테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아파트의 경우 주민 동의와 함께 벽을 뚫고 선을 연결해야 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필요해 설치가 쉽잖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엘리베이터 내 통화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중계기, 무선신호 못받는 곳 보완

-휴대폰과 중계기, 기지국 간에 어떻게 연결되나?

▶일반적으로 기지국과 휴대폰이 무선신호를 주고받으면서 통화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기지국에서 보내는 무선신호를 받지 못하는 지역이 많다. 이런 곳에서 통화가 가능하도록 보완하는 것이 중계기다. 보통 건물 외곽에는 광 중계기가, 건물 내부에는 RF 중계기가 설치된다. 광 중계기는 건물 내 휴대폰에서 발생한 무선신호를 멀리 기지국으로 보내고 RF 중계기는 외부에서 들어온 무선신호를 받아 건물 내 휴대폰에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정리하자면 기본적인 신호 처리는 기지국과 휴대폰 사이에 이뤄지고 중계기는 기지국 무선신호가 도달하지 못하는 곳에 중간 증폭을 하는 보완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투폰족 는다

'투폰족'(휴대폰 두 대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개통된 휴대폰 수가 인구보다 많아진 것은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투폰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휴대폰 사용이 어려운 유아나 80세 이상 노년층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 투폰족은 이미 수백만 명이라는 주장도 있다.

투폰족은 여러 가지 이유로 탄생한다. 회사일과 개인적인 일을 구분하고자 2대의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나 회사에서 업무용 휴대폰을 별도로 주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의무약정제 가입에 따른 위약금 부담으로 당분간 2대의 휴대폰을 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인기도 한 요인이다. 대기업의 임원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PC 대용으로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나 스마트폰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기존에 쓰던 휴대폰을 해지하지 않는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투폰족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SK텔레콤 대구 네트워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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