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기자의 사진토크](6)작은 소재를 부각시키는 광각렌즈

입력 2010-08-12 14:22:47

촬영제원=셔터속도 1/500초, 조리개 22, ISO 1000, 14-2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어릴적 사진첩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코스모스다. 아직 한여름인데도 곳곳에 피어나 가을 분위기를 재촉한다. 코스모스와 같은 작은 소재는 광각렌즈로 촬영하면 리얼하고 현실감 있는 작품을 건질 수 있다.

▶심도가 깊어 사실적 표현에 적합

광각렌즈는 표준 또는 망원렌즈에 비해 심도가 깊은 특성이 있다. 같은 조리개 수치에서도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진보다 초점영역이 넓다. 상대적으로 전경과 후경이 함께 선명하게 나온다는 의미다. 때문에 광각렌즈로 촬영한 사진은 사실적이며 현실감이 넘친다.

하지만 광각렌즈는 잘 쓰면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작품을 버리기 쉽다. 일반적으로 광각렌즈 하면 화각이 넓어 같은 위치에서도 넓게 촬영할 수 있는 이점을 먼저 떠올린다. 광각렌즈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하이 또는 로우앵글에서는 피사체 수직선이 불필요하게 왜곡되는 문제가 따른다. 가급적 수평앵글을 잡은 뒤 아래 또는 윗 부분의 불필요한 여백을 트리밍하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또 화면 가장자리로 갈수록 피사체가 일그러지는 현상이 심해 주제 배치에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원거리 피사체가 상대적으로 작게 표현되는 단점이 있다. 뒤집어 보면 근거리 피사체는 상대적으로 부각된다는 말이다.

▶작은 소재를 카메라 전면에 배치

광각렌즈의 백미는 바로 작은 소재를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작은 소재는 반드시 렌즈 전면부에 배치해야 효과가 있다. 사진 속의 코스모스는 렌즈 바로 앞에 배치됨으로써 주변의 말을 타고 가는 사람보다 더 크게 부각됐다. 가까운 피사체보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더 멀리 밀어내는 광각렌즈의 특성 때문에 코스모스보다 먼 거리의 주변 배경은 실제보다 더 작게, 더 멀리, 더 넓게 촬영된 것이다.

이 같은 광각렌즈의 특성을 활용하면 다양한 장소에서 응용할 수 있다. 높은 건물 앞에서 기념촬영할 경우 사람을 광각렌즈 가까이에 배치하면 건물과 사람을 한 앵글에 손쉽게 담을 수 있다. 또 최신 스마트폰을 폼 나게 촬영하고 싶다면 폰을 든 손을 광각렌즈 앞으로 뻗은 상태로 앵글을 잡으면 사람보다 크게 촬영된다. 이때 조리개 수치가 높을수록 심도가 깊어져 폰과 사람 얼굴이 함께 선명해진다.

촬영제원에서 보듯 사진은 코스모스와 주변 배경을 선명하게(심도를 깊게) 하기 위해 조리개를 우선적으로 22에 설정했다. 또 움직이는 말과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를 정지동작으로 표현하기 위해 1/500초의 셔터속도를 설정했다. 두 전제조건 아래 노출부족을 고려해 감도(ISO)는 1000으로 높여 촬영한 것이다.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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