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리온스, 올 시즌부터 '진짜' 대구 구단으로

입력 2010-08-11 09:40:20

프로농구 대구오리온스가 드디어 대구에 둥지를 튼다. 오리온스는 지금까지 사용해 왔던 경기도 용인의 선수단 훈련소와 숙소를 대구로 옮겨 올 시즌부터 진정한 지역 연고 구단으로 거듭난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대구'를 연고지로 한 오리온스는 그동안 훈련시설 및 연습상대 부족, 선수들의 생활 불편 등을 이유로 선수단 본부를 경기도 용인에 뒀었다.

오리온스는 이 같은 내부 방침을 이번 주말쯤 확정짓고 9월 중순부터 선수단 대구이전을 실행할 계획이다. 대구오리온스 관계자는 "숙소와 훈련소를 대구로 옮기는 것과 관련해 내부 조율을 사실상 마쳤다"며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대구체육관을 팀 훈련장으로 쓰고 선수단이 머물 숙소는 당장 신축이 어려운 만큼 경기장과 가까운 호텔(인터불고 엑스코)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리온스는 9월 중순 이후 대구체육관의 대관 신청을 해 놓은 상태며 호텔 측과 조리실, 체력단련실 등의 선수단 운영과 관련된 시설 확충을 협의하고 있다.

오리온스의 이번 대구이전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오리온스는 홈 경기가 있을 때만 잠깐 대구를 찾아 경기를 하고 다시 돌아가는 바람에 지역 연고 구단의 이미지가 약했다. 이 때문에 지역 팬들과의 소통이나 교류가 막혀 오리온스를 성원한 대구팬들로부터 적잖게 원망을 들어왔다.

선수단 이전으로 오리온스는 지역팬들의 지지를 확고하게 다질 수 있게 됐고 연고 이전이 빈번한 프로농구계에서 확고한 지역 프랜차이즈 구단 이미지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싶어했던 지역 팬들과의 교류가 늘어나게 돼 선수와 팬들 간의 돈독한 관계는 물론 김병철, 김승현 등 대구의 진정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들의 탄생도 기대된다. 지난 시즌까지 오리온스는 대구 홈 경기가 있기 하루 전에만 연습 모습을 팬들에게 공개해왔다.

오리온스는 대구이전과 함께 재도약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리 3시즌을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오리온스는 9월 중순 대구체육관에서 상위권 도약 담금질에 들어간다. 2010-2011시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글렌 맥거원(29)을 영입해 내외곽을 강화한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신인상을 공동 수상한 허일영(오리온스)이 올 시즌 한층 성숙된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리온스에서 뛰었던 박훈근을 서울 삼성에서 다시 영입, 선수단 팀워크를 가다듬는 등 전력보강을 마쳤다. 오리온스 김남기 감독은 올 시즌 팀의 부활을 위해 포지션 파괴를 선언하고 여름 내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을 단련시키고 있다. 오리온스는 10월 5일 대구체육관에서 창원LG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10-2011시즌 부활 신호탄을 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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