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대구에 애정많은 '실세차관'…이주호 교육과학 내정자

입력 2010-08-09 10:22:04

일찌감치 예견된 인사였다. 이주호(48) 신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내정자는 이미 '실세 차관'으로 불리며 이명박(MB) 정부의 '교육정책 설계자'로 불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자율과 경쟁'을 핵심으로 한 MB 교육정책 대부분을 다듬었다. 이때문에 그는 2008년 정권 출범과 함께 교육과학문화수석으로 일하기 시작해 지난해 1월 교과부 1차관이 되면서부터 차기 교과부 장관감으로 거론돼 왔다.

그는 학업성취도 평가, 입학사정관제 등 대입 자율화, 자율고'마이스터고 등 고교 다양화 프로젝트, 교원평가 등 현 정부에서 나온 굵직한 교육정책이 모두 이 장관 내정자의 머릿속에서 밑그림이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트 위주의 교육정책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공격 타깃이 되기도 했지만 차관으로 취임한 이후 거의 매주 학교 현장을 누비며 소통과 현장중심의 정책 집행에 앞장 섰다.

이 내정자가 특히 고향인 대구에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기 때문에 지역 교육계에서도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지역 '정부예산 지원을 전제로 수도권을 빼고 전국 2, 3곳을 교육특구로 지정하자'는 취지로 그가 제안한 교육국제특구는 대구를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실제로 대구에 자주 발걸음을 했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이 내정자로 인해 교육특구가 가능해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는 지난달 19일 대구테크노파크에서 '대구지역 전문대학(생)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다. 향후 이 내정자가 고향을 기반으로 출마하고 정치적 기반을 닦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내정자는 현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뜻임을 강조하면서 "창의, 인성 교육과 입학사정관제가 핵심이다. 점수 1점을 올리기 위한 입시 위주 교육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큰 실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고 있는 친전교조 성향의 교육감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교육 현장과 열심히 소통하고 시도교육감들과 협력해 교육 개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교원평가제를 올해안에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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