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총리 김태호, 복잡해진 한나라 대권구도
40대 총리 내정자의 등장이 여권의 차기 대권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맞설수 있는 마땅한 여권 내 대항마가 부족한 상태에서 '세대교체'를 내세운 김태호 총리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대권 카드란 관측을 낳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에 이은 대선카드다.
특히 김 내정자가 지난 1월 경남도지사 3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여권 고위관계자가 일찌감치 '중앙무대에서 중용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 대통령의 김태호 대권카드 띄우기 구상은 갑작스런 것이 아니란 풀이도 나오고 있다.
여러차례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긴 그는 총리 후보로 내정돼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과 더불어 차기 대권 주자군에 자연스레 진입했다. 세종시 수정안 무산과 더불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정운찬 총리가 대권주자로 제대로 올라서지 못한 채 실패한 것은 김 내정자에게도 반면교사가 될 전망이다. 도의원과, 군수, 도지사 등 지방행정 경험 외에 중앙 정치권에서 기반을 갖지못한 김 내정자로서는 정치권과 조기에 접목하면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정 전 총리의 전철을 따라 조기에 낙마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변수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의 역할이 꼽힌다. 그를 차기 '킹메이커'로 보는 시각이 강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가 킹메이커로 나서게 될지, 직접 대선에 나서게 될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그가 움직일 때마다 여권의 대권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박 전 대표나 친박계는 40대 총리 내정자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친박계 내부에서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친박계 의원은 "김태호 총리와 이재오 특임장관 기용, 친위내각 출범은 사실상 박근혜 죽이기라는 거대한 대권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친박계인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김 총리 내정자에 대해 "중앙 무대에 처음 데뷔하는 인사라서 대정부질문이나 국정 조율, 정무 문제 등을 잘 소화해 낼지 의문이 든다"며 "또 내각 임명자 대부분이 대통령하고 직접 대화 채널을 열어놓은 사람들인데 이런 국무위원들 속에서 40대 총리가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깍아내렸다.
김 총리 내정자가 이같은 친박계의 우려처럼 여권의 차기 주자로 부상하거나 여권 주류가 구상 중인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작업이 추진될 경우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여권은 내부 파열음이 분열로 이어지는 위기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했던 대선구도의 변화가 박 전 대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게 되는 계기가 되는 등 독(毒)이 아니라 오히려 약(藥)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대권 후보 1인의 독주는 이회창 대선 후보 때처럼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해 본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차기 대권을 차지하려면 이 대통령과의 화해에다 김태호, 김문수, 오세훈 등 젊은 피와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를 하나 더 안은 셈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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