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문화의 변화로 화장률은 급증하고 있으나 화장(火葬)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권장한 대로 화장을 하고 싶어도 제때 하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예약하지 않고는 화장 시설을 이용할 수도 없어 화장 절차에 맞추느라 4일장, 5일장까지 치러야 하는 등 부작용마저 나타나고 있다.
화장 시설을 확충하려 해도 시설이 들어설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때문이다. 대구 지역 화장률은 2003년 49.9%에서 2008년 65.2%로 급증했다. 경북도 같은 기간 31.8%에서 48.3%로 높아졌다. 그런데 대구는 명복공원 1곳(화장로 11기)에 불과하고 경북은 포항 등 9개 시군에 10곳이 있지만 화장로 20기가 고작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 없이 화장을 권장만 했지 주민을 적극 설득하고 화장 시설에 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처럼 주민들이 반대한다고 손놓고 있을 게 아니라 요즘의 화장 시설은 과거와 달리 친환경적이고 주변과도 전혀 위화감 없이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작고한 모 재벌그룹 총수의 기부로 올해 충남 세종시에 문을 연 장례문화센터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많은 것을 시사한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고 화장 시설은 반드시 필요한 기본 인프라다. 비슷비슷한 문화 공간을 짓는 데 지자체마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할 게 아니라 주변 환경에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 최첨단 화장 시설을 짓는다면 한사코 반대할 주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세종시 사례처럼 화장 시설 겸해서 결혼식이나 지역 문화 행사까지 열 수 있는 쾌적하고 고품격의 화장 시설이 되도록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한 주민들이 선진 화장 시설의 장점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스스로 인식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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