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더운 경찰로 거듭나는 각성의 계기로 삼아야

입력 2010-08-06 10:58:10

대구경찰청 고위 간부들이 5일 대거 문책 처분을 받았다. 지난 6월 발생한 범물동 여대생 납치'살해 사건에 대한 지휘 책임을 물어 차장을 비롯해 총경'경정 7명이 경고 및 견책 처분을 받았고, 조만간 경위급 간부 4명도 징계받을 것이라고 한다. 경찰 간부들이 이번처럼 무더기로 문책을 당하는 것은 경찰 사상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최근의 지역 치안 불안 상황과 경찰의 기강 해이에 대한 여론 악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급기야 강희락 경찰청장이 임기를 7개월이나 남겨두고 5일 전격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라 터진 아동 성범죄 등 대형 사건과 항명 파동 등 경찰 내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경찰에 대한 곱지 않은 국민의 시선이 경찰 총수마저 옷을 벗도록 작용한 것이다.

비단 경찰뿐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직무는 물론 사생활과 관련해 한두 번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경찰이 지역 치안의 최일선에 선 버팀목이 아니라 오히려 시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된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경찰 조직을 위해서라도 과감하게 메스를 가해 자세를 가다듬도록 해야 직무상 판단 착오나 불미스러운 일들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 경찰은 앞으로 더 이상 풀어진 모습을 보이거나 미숙한 일 처리로 인해 시민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분발해야 한다.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사명감을 망각하거나 시민 안녕을 책임지는 경찰 위상을 스스로 추락시키는 일이 없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이와 비슷한 일들이 터질 때마다 숱하게 외쳐온 '환골탈태'라는 말이 더 이상 빈말이 되지 않도록 이제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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