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새재 케이블카' 설치 주민들 찬반 갈려

입력 2010-08-06 09:05:57

"국민 관광지 도약"…"천혜경관 망칠 것"

문경시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길 자체가 국가명승지(제32호)인 문경새재에 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면서 주민 사이에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문경시는 최근 문경새재도립공원 입구에서 새재를 둘러싸고 있는 주흘산 7부 능선까지 약 1.7㎞ 구간에 8인승 케이블카(곤돌라·40대)를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케이블카에서는 문경새재 1·2·3 관문에 이르는 옛 과거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사업비는 25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는 것. 문경시가 사업비의 51%를 투자하고 시민주(株)로 설립된 ㈜문경관광개발이 49%를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케이블카 운영권을 맡긴다는 것도 계획에 포함돼 있다.

케이블카 수익은 투자 비율에 따라 두 기관이 분배한다는 원칙이지만 부지 소유주인 ㈜대성그룹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서 공동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문경시는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구성과 공원계획변경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추경예산에 관련 예산 5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문경시는 문경새재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관광객 유치는 물론 등반객의 체력 소모와 시간 낭비를 덜어주는 등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케이블카 설치 계획에 대해 문경 주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대영(42·문경시 점촌동) 씨는 "문경새재는 맨발로 걸어도 기분 좋을 만큼 부드러운 흙길과 주변 경관을 자랑하고 있어 걸어서 넘는 재미가 있지만 놀이시설과 볼거리가 부족해 너무 단조롭다는 느낌을 준다"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케이블카 설치나 놀이시설 확충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민도 "문경새재를 국민관광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라며 케이블카 설치에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신경재(41·문경시 문경읍) 씨는 "문경새재 자연을 복원시킨다고 하면서 주흘산을 훼손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행정"이라며 "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행정기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국가명승지이자 도립공원인 문경새재를 망가지게 하면서 개발할 수 있느냐. 케이블카와 문경새재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천혜의 자연경관과 옛 과거길이 잘 보존된 문경새재는 자연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매력 때문에 각광을 받는 곳이다. 자연 그대로 잘 보존하는 것이 후손을 위한 것인 만큼 케이블카 설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에 대해 문경시 한 관계자는 "유료 케이블카가 운영되면 관광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문경새재가 워낙 자연미가 빼어나 자연보호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만큼 시민들의 반대 여론도 적지 않아 케이블카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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