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참교육학부모회 양승희 지부장

입력 2010-08-06 09:49:55

"학교폭력 예방은 교사역할이 가장 중요"

"일부 선생님들은 아주 쉽게 체벌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진정 교육적인 방법이 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합니다. 학교의 폭력 예방은 교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구참교육학부모회 양승희(49) 지부장은 8년째 참교육 학부모회에 몸담고 있다. 양 지부장은 참교육학부모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상담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정과 관심이 커지면서 학교폭력이나 학습권 침해 문제에 대한 상담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

양 지부장은 학생폭력은 교사폭력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참교육학부모회가 실시한 초등학교 설문조사에서도 '선생들의 폭력을 보고 배운다'는 학생들의 답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상담요청이 오면 내 자식의 문제인 듯 신중하게 처리해요. 학부모들이 상담을 요청할 때는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명쾌하게 해결해 주면 학부모들이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몰라요."

참교육학부모회는 사교육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한 학부모들이 함께 고민하는 소모임 마당도 활성화시키고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사무실에서 영어·독서·역사모임 등을 매주 열어 사교육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훌륭하게 키울 수 있도록 교재나 교육방법 등 정보를 서로 공유하도록 한다.

"올바른 인재를 키우기 위해선 '뽑기식 교육'을 지양해야 합니다. 대학은 중·고등학교에서 성적위주로 만들어진 학생을 뽑는 데만 신경 쓰고 있어요. 이 때문에 입시위주 교육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죠."

양 지부장은 200여 회원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교복에 고정명찰을 다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판정을 얻어내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명찰을 떼지 못해 범죄에 노출되는가 하면 동료 학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의 표적이 되기도 합니다."

양 지부장은 대구의 상당수 학교가 아직 고정명찰을 부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학생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의 학교와 학년, 이름 등 정보가 강제로 공개되는 것으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지역 전 중·고교 학생들의 교복 공동구매도 성사시켰다. 지역 교육청과 손잡고 교복 공동구매에 대해 학교별 가산점을 부여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내 내년부터는 지역 중·고교에서 교복 공동구매가 의무적으로 실시된다.

양 지부장은 '일제고사'와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그는 "학력수준이 떨어지면 학교장이 인사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점수 올리기에만 골몰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답을 가르쳐주는 학교도 있었다"며 일제고사의 부작용을 전했다.

반면 교육단체가 반발하고 있는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사와 교사, 교사와 교장, 교사와 학부모 간의 평가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학생들에 의한 교사평가 방식은 바람직하다고 봤다.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참교육학부모회의 목표라고 말하는 양 지부장은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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