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폭염에 전력소비량이 연중 최고치에 다다른다. 가장 조바심을 내는 정부부처는 어디일까.
지식경제부 이관섭(49) 에너지 정책산업관은 요즘 가장 바쁘다. 지경부에서 석유와 석탄, 가스, 전력 등 에너지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정책산업관은 "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은 정부가 직접적인 규제수단이 있는데다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 정책을 내놓기 전에 항상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공직 이력은 난해한 에너지 방정식을 제대로 풀 열쇠다.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한 뒤 1984년 상공부에 배치받은 그는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청와대 사회복지수석실에 파견돼 박세일 수석을 모셨다. DJ정부로 바뀐 뒤에도 청와대에서 조규향 교육문화 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그 뒤 국무총리실에 파견됐다. 정권이 바뀌면서 영호남이 갈렸지만 그는 YS 2년, DJ 1년 반을 청와대에서 일했다. 그만큼 공직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이 정책산업관은 "선배 공직자를 보좌하면서 마인드와 자세를 배웠다"며 "오로지 공익만을 최우선 덕목으로 삼았던 박세일 수석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의 이런 근무경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대통령직인수위가 다시 부르도록 한 힘이 됐다.
공무원이 되기를 바랐던 부친의 뜻에 따라 행시를 준비하다가, 대학 4년 때 합격한 그는 "민간영역에 몸담았어도 보람이 있었겠지만 나로서는 공무원으로서의 보람이 더 크다"고 했다. 업무성과의 계량화가 가능하고 보수가 더 나은 대기업에 대한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공직은 가치가 복합돼 있다"며 "모든 일이 국민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크고 그만큼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산업경제국장으로 일할 때 기업형 슈퍼마켓(SSM) 규제를 둘러싸고 기업·소비자의 입장과 중소상인이 크게 충돌했던 때가 그로서는 가장 난감했을 것이다. 그는 "이런 가치의 충돌이 있을 때 중간점, 타협점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6년 전 방사성폐기물팀장 시절, 전북 부안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건립 논란을 회상하면서 "현장에서 살다시피했다. 결국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그 실패의 경험이 공직생활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일을 독(毒)이 아니라 한약(藥)으로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었다.
고향인 대구경북에 대해 그는 "절박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대구에 계셔서 자주 찾는 편이지만 항상 대구는 똑같단다. 찾는 곳도, 만나는 사람도, 하는 얘기도 모두. 특히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지역 인재를 지역에서 키울 수 있는 돌파구를 절실히 찾아야만 지역이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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