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기자의 디지털 라이프] 스타크래프트2 직접 해보니

입력 2010-08-05 14:52:02

스타크래프트(starcraft'스타)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문화를 만든 혁명적인 게임이자,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적인 게임이다. 이 게임으로 인해 PC방 열풍이 불었고 게임방송과 프로게이머 등 새로운 분야들이 속속 생겨났다. 게임이 출시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아직 스타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적잖다. 이 스타가 최근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 스타크래프트 2가 지난달 27일부터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다. 과거 스타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손꼽아 기다렸을 스타2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기자가 직접 게임을 해 보며 변화상을 느껴봤다.

스타2는 게임에 들어가는 것부터 기존 스타와 달라졌다. 최근의 게임 트렌드를 반영한 듯 온라인게임으로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다른 게이머와 게임을 즐길 때만 배틀넷이란 공간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혼자 게임을 하든, 여럿이 하든 반드시 자기 계정으로 접속해야 한다.

첫 화면은 테란의 해병대 얼굴이 배경화면으로 뜨면서 왼쪽 위에 싱글 플레이어'멀티 플레이어로 나뉘는 선택 버튼이 생긴다. 바로 밑에는 게이머의 프로필과 업적, 래더, 다시보기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오른쪽 위에는 게이머의 캐릭터 얼굴과 함께 파티를 만들 수 있는 버튼이 있다.

#한글 더빙'3D 그래픽 완벽

우선 캠페인부터 시작해봤다. 캠페인을 클릭하자 쉬움과 보통, 어려움, 아주 어려움 등 게임 난이도가 나뉜다. 자기 수준에 맞게 게임 수준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인 만큼 쉬움을 선택했다. 게임에 들어가자 동영상이 펼쳐진다. 그래픽 수준이 영화 스크린에서나 봄직한 3D 애니메이션이다. 무엇보다 기존 스타와 달리 완벽한 한글 더빙이 마음에 든다. 본격적인 게임 화면은 기존 스타의 구성을 최대한 살린 듯 보인다. 왼쪽 하단에 작은 맵이 뜨고 중간 하단에는 캐릭터 얼굴이, 오른쪽 하단에는 각종 작동 버튼들이 위치해 있다.

게임 캐릭터들은 기존 스타와 달리 모두 3D다. 기존 스타 때의 캐릭터를 3D로 변형했지만 전체적으로 생김새가 많이 달라졌다. 캐릭터들이 아기자기하면서 깜찍한 느낌까지 든다. 하지만 동작 하나하나는 훨씬 정교하다. 테란 일꾼인 SCV가 건물을 짓는 모습 또한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게임 중간중간 완벽한 한글화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자그마한 광고판까지도 깨알 같은 한글로 이뤄져 있다. 블리자드에서 우리나라 스타팬들을 많이 배려한 듯 싶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꾸 워크래프트3가 오버랩됐다. 3D 게임이었던 워크래프트3와 스토리나 동영상, 게임 진행 방식 등이 사뭇 닮아 있다. 워크래프트3의 미래세계 버전이랄까. 한 가지 큰 차이라면 그래픽이 좀 더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됐다는 것이다. 동영상이 끝나면 정지 화면이 뜨는데 각 캐릭터나 각종 기계 등을 하나하나 클릭하면 관련 영상이 이어지는 것도 색다르다. 캠페인 하나가 끝날 때마다 동영상이 이어진다.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한 편의 영화로 느껴진다.

#워크래프트3 비슷…스타1 흡입력 극복 관건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 가운데 스타2에서 가장 화려하게 재탄생한 것은 프로토스다. 광전사(구 질럿)나 집정관(구 아콘), 우주모함(구 캐리어) 등 전체적인 유닛들이 훨씬 고급스럽고 세련됐다. 전투신도 화려하다. 프로토스 유닛들이 내뿜는 광선은 눈이 부실 정도다. 반면 저그는 다소 아쉽다. 전체적인 유닛들의 색감이 칙칙해 기존 스타에서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도 흥밋거리다. 하늘을 날면서 지상을 공격하는 테란의 '사신'이나 잠복하다 공격하는 저그의 '바퀴', 강화 보호막을 입고 공격하는 프로토스의 '불멸자' 등이 그것이다.

역시 블리자드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래픽과 스토리 어느 한 부분에서 흠잡을 데 없는 '웰메이드'(well-made) 게임이다. 하지만 스타1에 너무 중독된 때문인지 기존 스타만큼 흡입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흥행이 얼만큼 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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