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훈기자의 광고미학] ⑤웅진씽크빅, '바른 교육 이야기'

입력 2010-08-05 11:23:21

지난 주에 '광고는 기생'이라고 단정한 뒤, 풀어쓰는 기사를 썼는데 광고업계 종사자들로부터 불만 섞인 얘기를 들었다. 광고가 상품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측면을 강조하다 다소 오해를 산 것이다.

이번 주엔 기생이나 예속이란 말 대신 예술성이나 미학적 가치 측면에서 광고에 자율성을 부여한다.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네덜란드의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구두' 그림을 놓고 의미 부여를 시작했다. 고흐의 작품은 구두를 모방했다거나, 구두를 잘 드러내고자 한 것이 아니라 구두가 지닌 진실을 꿰뚫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 실물 자체에 은폐돼 있던 진실이 재현을 통해 새로운 의미와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광고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상품의 보이는 부분만 훑어주는 광고가 아니라 그 본질과 속을 꿰뚫고 들어가는 그런 미학적인 측면에서 광고는 새로운 창조물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광고 기획자들은 통찰력과 창의력으로 무장된 전문 직업인이 틀림없다. 이번 주 사례는 교육 캠페인 성격이 강한 웅진씽크빅의 광고 이야기를 들어본다.

광고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소녀가 있다. 광고를 보고 아내의 젖은 손을 꼭 잡아주었던 남편도 있었다. 모르고 살았던 소외계층을 재조명하여 희망을 주고, 취업난에 지친 대학 졸업생에게 힘을 주기도 한다.

광고는 이제 회사 이미지를 높이고 제품의 경쟁력을 알리는 수준을 넘어 사회의 생각을 변화시켜 감동을 주고, 공익을 추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캠페인이 바로 웅진씽크빅(대표 최봉수)의 '바른 교육 큰 사람'. 교육문화기업으로서 사명감을 담은 1차 광고는 '교육을 아이들에게 돌려줍시다'라는 카피로 시작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인 교실과 교과서는 각각 가르치는 방, 가르치는 책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웅진씽크빅의 생각은 좀 다르다. 교실은 아이들이 배우는 곳이고, 교과서도 배우는 책이다. 'Thinking' 즉 교육의 주인공은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교육을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웅진씽크빅이 기획한 바른 교육의 시작이었다.

2차 광고는 교육의 진정성 이야기. 교육은 부모의 강요가 아닌 아이의 설렘에서 비롯된다는 것. 입학식 전날 책가방을 메고 느끼는 설렘, 소풍을 가기 전날 밤의 설렘, 재미있는 책의 다음 장을 넘기기 직전의 설렘을 아이 스스로에게 느끼게 했다. 스스로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른 교육의 두 번째 단추라고 생각했다.

지금 방송되고 있는 3차 광고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아이들의 엉뚱하고 기발한 오답들이 소재가 됐다. '틀 밖의 생각'편은 틀린 답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기발한 대답들을 통해 웃음을 주다가 마지막 순간에 감동을 전달한다. 얼음이 녹으면 '물이 된다'가 아니라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생각. 틀 안에 갇힌 어른들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틀 안에 갇힌 교육에서는 나올 수 없는 '틀 밖의 생각'이다. 이렇게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존중해주는 것이 어쩌면 우리 교육에 더 필요한 게 아닐까?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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