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미술의 역사 한눈에 선조들의 체취가 배인 옹기

입력 2010-08-05 08:01:18

수성아트피아 여름방학 눈길 끄는 전시

▲옹기 연가 정면(위)과 측면
▲옹기 연가 정면(위)과 측면
▲옹기 벌통
▲옹기 벌통

하나의 미술 양식이 탄생하는 것은 단순히 미술가의 조형 이념이나 천재적 솜씨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하나의 미술 양식은 그 시대의 시대 정신과 경제구조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작가가 지배층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과거에는 더욱 그러했다.

수성아트피아가 여름특별기획 2부 행사로 마련한 '쉽게 보는 한국 미술사 1만년전'이 22일까지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신석기시대 암각화에서부터 삼국시대,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근대 서양미술이 도입되었던 시기까지 각 시대별 대표 작가와 작품 60여 점이 전시된다.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그림은 신석기 말에서 청동기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암각화다. 고대 미술에 등장하는 고래, 호랑이, 사슴 등은 주술적인 목적에서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 초기에는 중국의 회화 기법으로 주변 세계를 그려나갔다. 조선 중기에는 영모화, 화조도에까지 그 영역을 넓힌다. 조선 후기 화가들은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전국의 명승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우리 문화와 자연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고, 한국의 자연이 중국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체험했다. 겸재 정선의 정신이 주축이 된 진경 산수화의 사실주의 화풍은 18세기 풍속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 현대 미술이 본격화된 것은 1950년대 후반으로, 한국 전쟁 이후 작가들은 서양 미술의 새로운 사조들을 자기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현대 미술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 이미지와 함께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한국 미술사를 쉽게 정리할 수 있다. 관람료 3천원.

한편 '한국전통 민속옹기전'이 22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멀티아트홀에서 열린다. 옹기란 질그릇과 오지그릇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질그릇은 대개 유약을 바르지 않고 소성하여 연막을 먹인 기물(器物)이고, 오지그릇은 유약을 발라 소성한 기물을 의미한다.

옹기는 우리 옛 선조들이 사용하던 그릇으로, 한민족의 정서가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 청자나 백자와 같이 귀족적이고 장식적인 성격의 그릇과는 달리 토속적이며 서민적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옹기 수집가인 석정우 씨가 20여 년간 수집해온 옹기 중 200여 점을 선별, 전시한다. 지두화 대포굴뚝, 등잔대, 벌통, 간장병 등 가장 자연적이면서도 담백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옹기를 만나볼 수 있다. 053)666-3266.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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