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연주자 레슨 직접 받으니 실력 쑥쑥"
"시골 학생들도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난달 22일 '제1회 경북 음악 영재 캠프'가 개최된 경주교육문화회관. 어린 학생들이 연주하는 피아노, 바이올린 소리와 노랫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레슨 강사들의 애정 어린 조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이름만 들었던 명연주자와 대학교수님들이 직접 레슨을 해주니까 실력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고 좋아했다.
경북도교육청이 지난달 26~30일 주최한 제1회 경북 음악 영재 캠프가 참가자들의 큰 호응 속에 치러졌다. 초등학생 11명, 중학생 14명, 고교생 2명 등 27명이 무료로 참가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바이올린 부수석인 마코 코몽코(Marko Komonko), 목원대 윤대우 교수(피아노), 전남대 전인삼 교수(판소리), 영남대 한용희 교수(성악) 등 교수급 저명 연주자 14명이 강사로 나섰다.
학생들은 캠프 기간 동안 오전 8시에 기상, 하루 4, 5시간씩 전공별로 나뉘어 집중 레슨을 받았다. 밤에는 연주단을 초청해 연주를 감상하거나 강사들 앞에서 연구발표회를 가졌다.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포항의 경북학생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안동 성희여고 1학년인 강민아(16·피아노) 양은 "교수님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짚어주셔서 놀랐다"며 "연주자보다 음대 교수가 꿈인데, 진로에 대한 조언도 아낌없이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 양 경우 미래 음악인을 꿈꾸며, 중3때부터 서울 선화예고 영재반에 선발돼 매주 한 번씩 레슨을 받고 있다.
문경중 3학년인 정의성(15·바이올린) 군은 7살 때부터 음악인의 꿈을 키웠다. 요즘에는 매주 한 번씩 충주대에 가서 교수님으로부터 레슨을 받는다. 정 군은 "지방에는 피아노 학원은 많지만 바이올린 전문학원은 별로 없다"며 "5일간의 짧은 캠프이지만,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경주 금장초교 3학년 김민석(9) 군은 발군의 노래 실력으로 강사들을 놀래 주었다. 장래 축구선수가 꿈이라는 김 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영남대 음대에 가서 레슨을 받고 있다"면서 "캠프가 정말 재미있다"고 했다. 김 군을 가르친 한용희(테너) 영남대 교수는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의 수준이 대단히 놀랍다. 교육청에서 음악 영재들을 제대로 엄선한 것 같다"면서 "대도시보다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이 아이들의 영재성을 키워줄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캠프는 지방의 예능 영재들을 위해 교육청이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캠프에서 특강을 한 청도 금천고 이재현 교장은 "그동안 수학, 과학 영재캠프는 다양하게 실시됐지만 이번처럼 예능 영재를 위한 종합적인 캠프는 없었다"며 "예능 교육은 사교육 부담이 큰데, 이런 캠프를 자주 개최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이제길 장학관은 "시골학교들은 대도시와 똑같은 레슨비를 줘도 방과후학교 강사를 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 꿈을 포기하는 십상"이라며 "농어촌 학생들의 특기적성 교육 기회를 강화하고, 캠프도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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